인공지능 모델 ‘클로드’를 개발한 앤트로픽이 기업공개를 앞두고 이스라엘 스타트업 데카르트 AI 인수를 검토하면서, 생성형 인공지능 시장의 경쟁이 모델 성능을 넘어 컴퓨팅 인프라와 응용 기술 확보로 넓어지고 있다.
13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블룸버그와 로이터는 1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앤트로픽이 데카르트 AI와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거래가 성사되면 인수 규모는 60억달러, 우리 돈 약 8조4천900억원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공개를 준비하는 시점에 대형 인수를 추진한다는 점에서, 앤트로픽이 단순한 연구개발 회사를 넘어 종합 인공지능 플랫폼 기업으로 외형을 키우려는 의도가 읽힌다.
데카르트 AI는 실시간 상호작용형 인공지능 영상과 월드 모델 분야에서 기술력을 가진 회사로 평가된다. 월드 모델은 현실이나 가상 환경의 움직임과 변화를 학습해 시뮬레이션하는 기술로, 로봇공학이나 자율주행처럼 복잡한 상황 판단이 필요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 칩을 더 빠르고 저렴하게 구동하도록 돕는 최적화 스택인 디오에스(DOS)도 보유하고 있다. 대표 모델인 ‘루시’는 실시간 라이브 영상 편집이 가능하고, ‘오아시스’는 로봇과 자율주행 시스템의 훈련·검증용 가상 환경을 만드는 데 쓰인다. 앤트로픽 입장에서는 이런 기술이 모델 추론 능력 향상과 서비스 처리량 확대에 직접 도움이 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수 검토가 생성형 인공지능 업계의 공통 과제와 맞닿아 있다고 본다. 최근 인공지능 서비스는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연산 자원 부족, 응답 지연, 서비스 용량 제한 문제가 반복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로이터는 앤트로픽의 이번 움직임이 대규모 기업공개 준비와 함께 컴퓨팅 파워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병목이 되는 서비스 용량 제약을 해소하려는 전략과 연결돼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거래가 마무리되면 데카르트 팀은 앤트로픽의 추론 및 성능 조직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기술 확보에 더해 핵심 인재를 한꺼번에 흡수하려는 전형적인 인수 방식으로 볼 수 있다.
데카르트 AI의 몸값이 빠르게 오른 점도 이번 협상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래디컬 벤처스가 주도한 투자 라운드에서 3억달러를 유치했고, 당시 기업가치는 40억달러로 평가받았다. 엔비디아도 새 투자자로 참여했다. 불과 몇 달 사이 거론되는 인수 가격이 더 높아졌다는 것은, 인공지능 산업에서 반도체 최적화와 실시간 영상·시뮬레이션 기술의 전략적 가치가 그만큼 커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주요 인공지능 기업들이 자체 모델 고도화뿐 아니라 칩 운용 효율, 데이터 처리 능력, 산업용 응용 기술을 갖춘 스타트업 인수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