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정부가 인공지능(AI) 위험과 기술 규칙을 논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AI 기업 최고경영진이 참여하는 별도 회동은 공식화되지 않았다.
백악관은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올가을 시 주석의 워싱턴 방문을 맞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상회담 날짜로 거론되는 9월 24일에는 AI 거버넌스가 의제로 포함될 가능성이 있지만, 세부 일정과 참석자는 정해지지 않았다.
논의의 중심에는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의 실무 협의가 있다. 베선트 장관은 16일 미국이 중국과 AI의 '공통 위험'을 논의할 수 있으며 오픈 웨이트 모델과 폐쇄형 모델을 모두 다룰 수 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악시오스(Axios) 인터뷰에서 “미국은 AI 분야의 선두를 유지하고 있으며, 양국 시스템의 분절을 피하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국 협의에서는 AI와 함께 무역·희토류 등 경제 현안도 다뤄질 예정이다.
오픈 웨이트 모델은 모델의 가중치를 공개해 외부에서 수정·배포할 수 있는 AI 모델이다. 폐쇄형 모델은 가중치와 내부 구조를 제한적으로 공개하는 방식으로, 두 유형의 위험 관리 방식은 다를 수 있다.
이번 대화가 거론된 배경에는 AI를 활용한 사이버 공격과 모델 기술 유출 우려가 있다. 미국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 AI 모델의 출력을 활용해 자체 모델을 개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중국 상무부는 이를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중국 상무부는 9일 지식 증류가 AI 업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중립적 기술이라며 미국의 주장이 기술 경쟁을 억제하기 위한 이중 잣대라고 주장했다. 동시에 양국이 대화를 통해 AI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식 증류는 대형 AI 모델의 출력을 활용해 다른 모델을 학습시키는 기술이다. 기술 자체의 사용 여부보다 어떤 데이터와 권한으로 모델을 개발했는지가 양국 간 쟁점으로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정상회담 뒤 인터뷰에서 양국이 AI 안전장치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경쟁 관계에 있는 미국과 중국이 곧바로 공동 규칙을 만들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입장도 내놨다.
미·중 정상회담과 무역·AI·공급망 의제가 맞물리는 흐름이 앞선 협상 일정과 함께 거론돼 왔다. 이번 협의는 정상회담 자체뿐 아니라 양국의 경제·기술 현안을 조율하는 실무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규제가 미국의 기술 우위를 약화할 수 있다는 입장에 가깝고, 중국 역시 AI 거버넌스 협력을 언급하면서 중국의 AI 발전을 겨냥한 '공포 조장'에는 반대하고 있다.
AI 거버넌스는 AI의 개발과 활용에 적용되는 정책과 국제 규범 체계를 뜻한다. 양국이 논의하더라도 모델 안전 기준, 정보 공유 범위, 기술 수출 통제처럼 이해관계가 다른 사안을 한꺼번에 조율하기는 쉽지 않다.
이번 사안은 AI 기업 총수 회동이 확정됐다는 소식보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정부의 실무 협의와 정책 대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단계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회동 형식과 참석 기업, 공동 성명 발표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반도체 수출 규제와 AI 안전장치가 5월 정상회담에서 함께 언급됐지만, 9월 회담에서 두 사안이 연계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미국산 AI 반도체의 중국 수출 규제가 이번 협의의 공식 의제로 포함될지도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미·중 정부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AI 위험과 기술 규칙, 무역·희토류 등 경제 현안을 놓고 실무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최윤서 기자
댓글0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