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이 한 번도 보지 않은 가정 30곳에서 침실 정리·수건 접기·거실 정리 작업을 수행해 56%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다만 전체 과제의 44%는 완료하지 못해 실제 가정용 로봇에 필요한 신뢰성과 안전성은 추가 검증 과제로 남았다.
피겨(Figure)는 17일 헬릭스 2.5를 공개했다. 피겨는 평가 대상 주택이나 물체에 대한 추가 데이터 수집과 미세조정, 적응 없이 로봇이 세 가지 장기 작업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피겨가 말한 '제로샷 일반화'는 로봇이 새로운 환경에 투입된 뒤 별도 학습 없이 기존에 습득한 지식으로 작업하는 능력이다. 이번 평가에서는 로봇이 작업 장소에 맞춰 사전에 다시 학습하지 않았다.
가정은 로봇이 작업 환경에 맞춰 적응하기 어려운 공간이다. 가구 배치와 통로, 침구와 수건의 형태가 집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헬릭스 2.5는 이동과 물체 인식, 양손 조작, 자세 제어를 하나의 작업 과정에서 처리하도록 설계됐다. 세 가지 과제 모두 이동과 물체 조작을 동시에 요구하는 장기 작업으로 구성됐다.
성능 향상의 핵심으로는 인간 행동 데이터셋 '인덱스(Index)' 사전학습이 제시됐다. 동일한 작업 데이터와 모델 구조를 적용한 비교에서 처음부터 학습한 정책의 제로샷 성공률은 9%였지만, 인덱스로 사전학습한 정책은 56%를 기록했다.
피겨는 사전학습이 두 정책의 성능 차이를 만든 주요 요인이라고 밝혔다. 인간이 실제 환경에서 수행한 작업 데이터를 활용해 로봇이 낯선 공간의 동작과 물체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사전 지식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성공 기준은 과제의 일부 동작을 수행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장난감을 모두 바구니에 넣거나 수건을 모두 접어 옮기고, 침대 정리를 끝까지 마쳐야 성공으로 인정됐다.
따라서 56%는 로봇이 낯선 공간에서 작업을 시작하거나 일부 단계를 수행한 비율이 아니라 정해진 과제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료한 비율이다. 나머지 44%는 완료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피겨는 헬릭스 2.5가 이전 헬릭스 02와 같은 수준의 성공률을 내면서도 작업 지정에 필요한 적응 데이터를 절반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적응 데이터는 새로운 작업이나 환경에 로봇을 맞추기 위해 추가로 사용하는 자료를 뜻한다.
헬릭스 02는 2026년 1월 공개된 전신 자율제어 모델이다. 피겨는 헬릭스 02를 식기세척기 작업과 물류 작업 등 장시간 과제를 수행하도록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로봇 하드웨어 자체보다 인간 행동 데이터 사전학습과 제어 모델의 결합에 초점을 맞췄다. 피겨는 앞서 인간 행동 데이터를 모아 휴머노이드 로봇 학습에 활용하는 플랫폼 인덱스를 공개한 바 있다.
통상 가정용 로봇의 활용도를 높이려면 특정 공간에서만 작동하는 시연을 넘어 다양한 주택 구조와 물체에 대응해야 한다. 환경별 데이터를 매번 수집해야 한다면 배치와 유지에 필요한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이번 결과를 다른 로봇 플랫폼의 성능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헬릭스 2.5의 56% 성공률은 피겨가 자체 설계한 평가와 기준에 따른 수치이며, 동일한 조건의 독립 시험 결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독립적인 기업 발표나 전문가 평가에서 헬릭스 2.5의 성공률을 별도로 검증한 자료도 확인되지 않았다. 실제 서비스 적용 수준을 판단하려면 다양한 주택 구조와 물체 종류를 대상으로 한 후속 평가와 실패율, 안전 개입 빈도 공개가 필요하다.

이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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