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노출도가 높은 전공을 졸업한 미국 청년층의 초기 취업 가능성이 5%포인트 하락하고 첫 분기 소득도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졸업생은 전공 관련 초급 일자리 대신 레스토랑과 소매업 등으로 이동했다.
미국 인구조사국 연구진은 AI 노출도가 가장 높은 전공 10%의 졸업 직후 취업 가능성이 5%포인트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해당 전공 졸업생의 첫 전체 분기 소득은 ChatGPT가 출시된 2022년 말 이후 13% 감소했다.
연구진은 소득 감소폭이 대규모 경기침체기에 졸업한 경우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소득 감소분의 약 절반은 같은 산업 안에서 임금이 낮아진 데서, 나머지는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산업으로 취업자가 이동한 데서 발생했다.
취업자 이동이 모든 컴퓨터과학 졸업생에게 나타났다는 뜻은 아니다. 연구에서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군으로 분류된 소프트웨어·정보기술 분야를 포함해 전공별 결과에 차이가 있었다.
별도 연구에서는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주 조합에 속한 22~24세 청년층의 고용이 ChatGPT 출시 후 10분기 동안 12% 감소했다. 고용 감소의 주된 원인은 기존 근로자의 대규모 해고보다 신규 채용 감소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 관련 산업의 채용 규모는 2025년 초까지 상당 부분 회복됐다. 다만 회복은 더 작은 고용 기반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두 연구는 ChatGPT 출시 이후의 고용 변화를 AI 노출도와 비교했다. 미국 인구조사국 연구진은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 확대와 AI 노출 직종의 교육 수준 상승 등 다른 요인도 함께 검토했다.
통화정책 충격만으로 채용 급감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그러나 두 연구 모두 공식 정책 보고서가 아닌 연구논문·워킹페이퍼로, ChatGPT가 고용 감소의 유일한 원인이라고 확정한 결과는 아니다.
최근 대학 졸업자 전체의 고용 지표도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은 2026년 2분기 학사 이상 최근 졸업자의 실업률을 약 5.6%, 불완전고용률을 42%로 집계했다.
이 수치는 AI 노출 전공 졸업생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미국 내 학사 이상 최근 졸업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전국 지표다. 따라서 인구조사국 연구의 5%포인트 취업 가능성 하락이나 13% 소득 감소와 직접 비교할 수 없다. 최근 대졸 실업률과 AI 원인론을 둘러싼 분석에서도 생성형 AI와 재택근무의 영향을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불완전고용은 학사학위가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직업이 아닌 일자리에 학사 졸업자가 취업한 상태를 뜻한다. 스트라다 교육재단(Strada Education Foundation)과 버닝글래스 인스티튜트(Burning Glass Institute)는 학사 졸업자의 약 절반만 졸업 1년 안에 학사학위가 통상 요구되는 직업에 취업한다고 분석했다.
스티븐 모어트(Stephen Moret) 스트라다 교육재단 CEO는 “대학과 주 정부, 국가가 학생들의 노동시장 전환을 준비시키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 교육과 첫 직장 사이의 연결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학생들의 전공 선택 단계에서도 AI의 영향이 나타났다. 갤럽(Gallup)과 루미나재단(Lumina Foundation) 조사에서 학사 과정 학생의 42%는 AI 때문에 전공 변경을 어느 정도 고려했다고 답했다.
해당 조사는 2025년 10월 2일부터 31일까지 미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취업 결과뿐 아니라 전공 선택 과정에서도 AI가 진로 판단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번 연구 결과의 핵심은 AI가 기존 근로자를 한꺼번에 대체했다는 데 있지 않다. 사회 초년생이 진입할 첫 직장의 수가 줄고, 일부 졸업생이 전공과 무관한 업종으로 이동한 현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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