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 로빈스 시스코($CSCO) 회장 겸 CEO가 AI를 인력 감축보다 혁신 확대에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스코는 AI·실리콘·광학·보안 분야 투자를 확대하면서 4000명 미만 감원도 추진하고 있다.
척 로빈스(Chuck Robbins) 시스코 회장 겸 CEO는 21일 공개된 인터뷰에서 “변화가 많고 계속 역동적인 환경이 불편한 직원이라면 지금은 아무것도 편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크(Inc.)는 로빈스가 빠른 AI 변화 속에서 근로자들이 새로운 역할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로빈스는 기업이 AI를 비용절감형 효율화 수단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와 같은 일을 20% 적은 인원으로 할 수 있다는 예를 들면서도, 해당 수치는 자신이 가정적으로 제시한 숫자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같은 인력으로 20% 더 많은 일을 수행해 고객에게 더 많은 혁신을 제공하는 선택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AI의 생산성 향상이 감원으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로빈스는 AI 모델 개발 속도를 둘러싼 우려도 경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첨단 모델 개발자들이 속도에 의문을 제기한다면 이를 받아들여야 하며, 시스코의 우선순위는 고객이 속도와 안전성 중 하나를 포기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시스코의 실제 인력 재편은 진행 중이다. 회사는 5월 실리콘·광학·보안 분야와 임직원의 AI 활용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확대하고 4분기에 4000명 미만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감원 규모는 전체 인력의 5% 미만이다. 시스코는 수요와 장기 가치 창출이 강한 분야로 투자 역량을 옮기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공식 발표에는 감원 인력 가운데 AI가 직접 대체한 인원의 비율이나 직무별 내역이 담기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번 감원을 AI에 따른 직접 대체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시스코는 2026 회계연도 4분기 매출 173억달러(약 23조6000억원), 연간 매출 633억달러(약 86조4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AI 인프라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췄다고 밝혔다.
앞서 시스코의 AI 주문과 매출 전환 속도도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이번 발언은 AI 인프라 수요 확대와 기업 내부의 인력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을 보여준다.
골드만삭스 리서치는 4월 보고서에서 AI가 미국의 최근 1년간 월간 고용 증가폭을 약 1만6000명 낮추고 실업률을 0.1%포인트 높였다고 분석했다. AI가 근로자를 보완하는 영역에서는 월간 고용이 약 9000명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골드만삭스의 수치는 실제 해고자 수를 집계한 통계가 아니라 AI의 대체·보완 효과를 나눠 추정한 연구 결과다. 따라서 시스코의 감원 규모와 일대일로 비교할 수 없다.
골드만삭스는 AI의 부정적 영향이 젊고 경험이 적은 근로자에게 집중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가 일부 업무를 줄이는 동시에 다른 업무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고용 효과는 직무와 숙련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로빈스는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회의에 100명 넘는 CEO가 참석해 AI 발전 속도와 기업의 대응력, 사이버보안 역량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AI 전환에 따른 부담이 근로자뿐 아니라 기업 경영진에도 걸쳐 있다는 설명이다.
시스코 사례에서는 AI를 혁신 확대에 활용하겠다는 설명과 인력 재편이 함께 나타났다. 회사가 향후 추가 감원이나 AI 투자 효과를 어떻게 예상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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