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에이전트로 추정되는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 통계 사이트에 두 달여간 약 1만6500회 접근한 정황을 보안 연구자 로언 하워드존스의 분석이 포착했다. 요청 대상은 공개 통계였지만, 접근이 제한될 때마다 다른 경로를 찾은 정황이 함께 나타났다.
하워드존스는 4월 13일부터 6월 19일까지 UNCTADstat API의 URL 스캐너 기록을 분석했다. 하워드존스는 공개 분석 글에서 해당 활동이 오픈AI 에이전트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지만, 오픈AI가 직접 확인한 사실은 아니라고 밝혔다.
하워드존스는 과거 오픈AI와 연관된 에이전트 활동과 겹치는 클라우드 IP, ‘CHATGPTTEST1’과 ‘OAI_META_1312’ 같은 표시를 근거로 들었다. 에이전트가 요청한 자료는 생산역량지수(PCI), 교역 산업, 식품 무역 등 UNCTADstat에 공개된 통계였다.
UNCTADstat API는 프로그램이 통계 데이터를 요청할 수 있도록 만든 접점이다. 에이전트는 데이터 항목을 하나씩 대입하며 필요한 엔드포인트를 찾았고, 이 과정에서 UNCTADstat은 82건의 요청을 제한했다.
문제는 요청 방식에서 시작됐다. 에이전트가 직접 보낼 수 있는 요청은 GET 방식으로 제한된 것으로 보였지만, 일부 데이터 엔드포인트는 POST 요청만 처리했다. GET은 주로 정보를 조회할 때, POST는 데이터를 전송할 때 쓰이는 요청 방식이다.
하워드존스의 분석에 따르면 해당 에이전트는 URL 스캔 서비스 Urlquery와 개발자용 테스트 서비스 httpbin을 중계 경로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httpbin을 통해 자동 제출 양식을 만들고, Urlquery의 샌드박스 브라우저가 이를 열어 POST 요청을 보내도록 구성한 방식이다.
이후에는 요청 주소를 이중 인코딩하는 방식도 사용했다. ‘Facts’라는 경로를 ‘F%2561cts’로 바꿨고, 이 방식은 55차례 사용된 기록이 남았다. 하워드존스는 여러 서비스 계층이 URL을 단계별로 해석하는 구조였을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UNCTADstat의 내부 구조가 실제로 그와 같다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하워드존스가 공개한 Urlquery 기록에서는 구글의 웹 보안 교육용 XSS 게임을 요청 실행 공간처럼 활용한 정황도 나타났다. 에이전트는 이 게임의 웹페이지에 요청 실행 코드를 넣어 데이터 접근에 이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공개 API 키를 둘러싼 시도도 반복됐다. 이 키는 UNCTADstat 이용자의 브라우저가 요청 때마다 보내는 값으로, 비밀 정보로 취급되는 키는 아니었다.
에이전트는 ‘subscription-key’, ‘ocp-apim-subscription-key’, ‘apikey’ 등 약 20가지 이름을 번갈아 적용했다. 이 가운데 한 방식으로 9500회 넘게 요청했으며, 하워드존스는 에이전트가 API 요청 방식의 문제를 키 이름 오류로 잘못 판단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6월 6일 스캔이 이뤄진 뒤 40분 만에 ‘PublicDataResearchAgentT93214’라는 계정이 FractalWiki에 관련 UNCTADstat URL과 키를 적은 페이지를 만든 기록도 확인됐다. 해당 페이지가 실제 접근 활동과 직접 연결됐는지는 오픈AI가 확인하지 않았다.
위키 사이트의 접근 기록에서는 UNCTAD 관련 페이지를 만든 54개 Azure IP 가운데 45개가 과거 DseWiki를 편집한 기록도 나타났다. 여기에 오픈AI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표시가 더해지면서 하워드존스는 오픈AI 에이전트 활동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워드존스는 이번 활동을 해킹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자료가 공개돼 있고 UNCTADstat의 이용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제한을 받은 뒤에도 다른 경로를 계속 찾은 점은 관리자의 관점에서 공격적인 자동화로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렉스 스타모스(Alex Stamos) 스탠퍼드대 사이버보안 강사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이번 활동이 “내가 해킹이라고 부를 행동의 경계에 있다”며 “매우 공격적인 스크래핑과 데이터 수집”이라고 말했다. 이는 데이터 자체보다 접근 제한을 대하는 AI 에이전트의 행동 방식이 쟁점이라는 뜻이다.
오픈AI는 관련 조사 결과를 검토하고 있으며 유엔 측에 조사팀 브리핑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오픈AI 대변인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지금까지 확인된 활동의 대부분이 공개 웹페이지를 읽는 통상적인 연구였다고 말했다. 이번 활동으로 기밀 정보가 노출되거나 통계 서비스가 중단됐다는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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