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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AI 경쟁…위톄쥔 “미국, 중국 두려워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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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포럼 무대에 선 익명의 연사 / TokenPost.ai

미·중 기술 경쟁이 안보 경쟁으로 번지는 가운데 미국이 중국에 기술 주도권을 빼앗길 것을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과 중국은 자본·AI 인프라와 특허·저비용 모델 등 서로 다른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위톄쥔(Yu Tiejun) 베이징대학교 국제전략연구원 원장은 2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뉴 비전 포럼에서 “기술 혁신에서 미국은 많은 기회를 갖고 있으며 중국과 경쟁하는 데 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포럼 공식 일정은 위톄쥔을 베이징대학교 국제전략연구원 원장 겸 국제관계학원 교수로 소개했으며, 포춘(Fortune)은 그의 발언을 전했다.

위톄쥔은 현재의 미·중 경쟁이 거의 모든 사안을 국가안보 문제로 확대하는 ‘과잉 안보화’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강대국 사이에서 민족주의와 포퓰리즘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상황이 제2차 세계대전 전인 1930년대와 닮았다는 진단도 내놨다.

미국의 강점으로는 자본시장과 대규모 기술 투자가 꼽힌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미국 주요 기술기업의 2025년 자본지출이 4000억달러(약 543조6000억원)를 넘었고 중국 주요 기술기업은 630억달러(약 85조6170억원)였다고 집계했다.

BCG는 미국의 2026년 자본지출이 8000억달러(약 1087조20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이 자본 조달과 AI 인프라 투자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에 근거한 수치다.

다만 자본지출만으로 양국의 기술 경쟁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BCG는 미국이 AI 모델과 인프라, 자본 조달에서 우위를 보이는 반면 중국은 기초 연구, AI 특허, 국산 반도체 개발, 산업 현장 도입에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세계 상위 10% 피인용 AI 논문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AI 특허 수에서는 선두로 평가됐다. 미국의 AI 최적화 컴퓨팅 능력은 중국의 약 8배지만, 중국 모델은 미국 모델보다 비용이 낮고 오픈웨이트 생태계를 통해 확산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BCG는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의 개발 방식도 다르다. 미국은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데이터센터와 프런티어 AI 모델을 확대하는 반면, 중국은 제한된 첨단 컴퓨팅 자원 안에서 저비용 모델을 개발하고 국산 반도체 공급망과 산업별 활용을 넓히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오픈웨이트 모델은 인공지능 모델의 가중치를 공개해 외부 개발자가 내려받고 수정할 수 있는 형태를 말한다. 중국 모델은 이런 생태계를 활용해 비용 경쟁력과 확산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BCG는 분석했다.

포럼에서는 미·중이 경쟁을 이어가면서도 AI 거버넌스와 생명공학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조지프 리오(Joseph Liow Chinyong) 싱가포르국립대학교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장은 “문제는 기본적으로 정치”라고 말했다.

리오의 발언은 기술적 협력 가능성이 있더라도 양국의 정치적 갈등이 협력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포럼에서 가상자산 시장이나 블록체인 업계의 직접적인 반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동남아시아에는 미·중 가운데 한쪽을 택하기보다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개발도상 동남아시아의 성장률을 2026년 4.7%, 2027년 4.9%로 전망했지만 국가별 편차가 커 단일한 지역 흐름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미·중 AI 경쟁은 양국의 무역과 반도체 공급망, 데이터센터 투자와도 맞물려 있다. 앞서 미·중 당국자들이 AI 대화 채널 신설과 무역 휴전 연장을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온 만큼, 기술 경쟁과 제한적 협력이 병행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위톄쥔의 발언은 미국의 기술 우위를 확정한 선언이라기보다, 경쟁을 지속하더라도 모든 기술·경제 이슈를 안보 문제로 확대하는 접근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에 가깝다. AI 모델, 자본지출, 반도체, 특허는 서로 다른 지표인 만큼 어느 하나만으로 양국의 경쟁 우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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