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Anthropic)이 인공지능(AI)이 산업화와 전기, 인터넷보다 세계 경제를 더 크게 바꿀 수 있다는 장기 성장 가설을 기업공개(IPO) 투자설명서에 담았다. 다만 이는 확정된 경제 전망이 아니라 앤트로픽이 상장 문서에 제시한 사업 전제다.
로이터는 앤트로픽 IPO 투자설명서를 검토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앤트로픽의 2025년 매출은 전년보다 12배 늘어난 약 46억달러(약 6조2500억원)였지만 순손실은 420억달러(약 57조원)에 달했다.
순손실 가운데 약 340억달러(약 46조원)는 향후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는 금융계약의 가치 상승에 따른 회계상 비용으로 설명됐다. 이 비용을 제외해도 영업손실은 80억달러(약 10조9000억원)를 넘었다.
앤트로픽은 향후 수년간 클라우드·컴퓨팅·AI 인프라 관련 의무 지출이 5180억달러(약 704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적었다. 이는 이미 지출한 금액이 아니라 향후 부담할 수 있는 비용으로, 정확한 집행 기간과 조건은 공개 자료에서 제시되지 않았다.
앤트로픽의 경제 시나리오는 AI의 영향이 기술 성능과 실제 도입 속도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완만한 변화' 시나리오에서는 AI의 경제적 영향이 인터넷과 비슷한 수준에 그치지만, '상당한 변화' 시나리오에서는 인터넷이나 철도보다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극단적 변화' 시나리오에서는 AI가 전례 없는 경제 변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 시나리오에는 지식 노동자의 고용과 임금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앤트로픽의 공식 모델은 2030년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기준선보다 1.6%, 8.3%, 32.4% 높아질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는 AI의 성능과 자율성, 도입 범위를 달리한 가정별 결과로, 확정된 성장률 전망은 아니다.
앤트로픽은 해당 시나리오들이 예정된 미래가 아니라 정책과 기업, 노동시장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모델에는 정책 대응과 경기 변동, 금융시장 충격 등도 포함되지 않았다.
앤트로픽은 2026년 5월 650억달러(약 88조4000억원) 규모의 시리즈H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가치를 9650억달러(약 1311조원)로 평가받았다고 발표했다. 대규모 자금 조달과 함께 향후 컴퓨팅·전력 비용 부담도 커지는 구조다.
기업가치에 대한 예측시장 기대도 나타났다. 크립토슬레이트(CryptoSlate)가 폴리마켓 자료를 집계한 결과 9월 29일 오전 11시22분 기준 앤트로픽의 연말 기업가치가 2조달러(약 2718조원)에 도달할 가능성은 68.5%로 표시됐다.
1.5조달러(약 2039조원) 이상 가능성은 91%, 1.75조달러(약 2378조원)는 80.5%였다. 반면 2.5조달러(약 3398조원)는 42%, 3조달러(약 4077조원)는 23.5%로 낮아졌다.
예측시장 확률은 거래 참여자가 사고판 계약 가격을 환산한 수치다. 실제 기업가치나 IPO 결과를 보장하는 지표는 아니다.
앤트로픽은 2026년 6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 초안 등록서류를 비공개 제출했다. 공모 주식 수와 가격은 정하지 않았으며, 상장 여부는 시장 상황 등에 달렸다고 밝혔다.
AI의 경제적 파급력과 비용 부담을 함께 보여준다는 점에서 앤트로픽의 IPO 문서는 주목된다. 앤트로픽이 제시한 2030년 GDP 32.4% 상향 가능성은 확정된 경제 전망이 아니라 AI 확산을 전제로 한 시나리오였다.
앤트로픽의 IPO가 진행되더라도 시장은 AI의 장기 성장 가설과 대규모 손실, 인프라 지출 약정을 함께 평가하게 된다. 현재 공모 주식 수와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

김미래 기자
댓글0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