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 인공지능(AI)을 도입할 때는 기술보다 해결할 문제와 데이터의 신뢰성을 먼저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S&P 글로벌 경영진은 AI 적용 범위와 사람이 결과를 확인하는 절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리 고팔크리슈난(Hari Gopalkrishnan) 뱅크오브아메리카 최고기술정보책임자와 샐리 무어(Sally Moore) S&P 글로벌 최고고객책임자 겸 시장정보 공동책임자는 1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열린 포춘 AIQ 서밋에서 금융권의 AI 활용 방안을 논의했다. 포춘은 고팔크리슈난이 결정론적 모델로 충분한 업무에 AI를 먼저 적용하는 것을 흔한 실수로 꼽았다고 보도했다.
고팔크리슈난은 고객 요구와 업무 절차를 살핀 뒤 AI 적용 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일부 업무에는 모바일 앱이나 실시간 규칙 기반 시스템이 더 적절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AI 프로젝트를 개인정보 보호, 편향, 인력 영향, 지식재산권 등 16개 위험 항목으로 검토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율형 AI 에이전트보다 사람이 함께 일하는 보조형 에이전트에 당장 활용 여지가 크다고 봤다. 포춘은 고팔크리슈난이 “사람이 참여하는 보조형 에이전트에서 아직 실현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AI가 결과를 내는 속도와 함께 사람이 결과를 점검하고 책임지는 절차도 중요하다는 취지다.
무어는 금융 업무에서 데이터의 정확성과 출처 추적 가능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는 AI 안에서 통화와 같다”고 설명했다. 고객이 데이터의 출처와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야 규제 업무에 AI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어는 대형 은행의 자체 플랫폼에 S&P 글로벌 콘텐츠를 결합한 사례도 소개했다. S&P 글로벌의 지원으로 실제 운영까지 걸리는 시간이 여섯 배 단축됐고 정확도는 초기 약 60%에서 98%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은행 이름과 측정 방법은 공개되지 않았다.
S&P 글로벌은 7월 6일 시장정보 사업을 ‘Kensho Data & Platforms’와 ‘Enterprise Solutions’ 두 부문으로 재편한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데이터와 AI, 소프트웨어, 업무흐름 역량을 고객 수요에 맞춰 통합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무어의 행사 발언은 데이터와 플랫폼을 결합하려는 재편 방향과 맞닿아 있다.
두 경영진의 발언은 금융권의 AI 도입 성과를 자동화 규모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AI가 업무를 처리하는 범위와 결과를 검증하는 기준도 성과를 살필 때 함께 고려할 요소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가상 비서 에리카를 둘러싼 수치도 집계 기준을 구분해야 한다. 포춘은 고팔크리슈난의 발언을 인용해 에리카가 36억 건의 거래를 처리했다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3월 공식 발표에서 고객이 에리카와 32억 회 이상 상호작용했다고 밝혔다. 두 수치는 기준 시점과 집계 방식이 달라 직접 비교할 수 없다.
AI 투자 규모와 경영진 책임을 다룬 본지 보도에서도 도입 확대와 책임 주체를 둘러싼 시각차가 소개됐다. 이번 행사에서 두 회사 경영진은 적용할 문제를 먼저 고르고, 사람이 검토할 절차와 신뢰할 데이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래 기자
댓글0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