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상자산 산업이 불확실성의 시기를 지나며 ‘신뢰 회복’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 유동성 둔화와 잇따른 보안 사고, 강화되는 각국의 규제 압력 속에서 주요 거래소들은 3분기 보고서를 통해 보안과 투명성을 앞세운 대응 전략을 내놓고 있다. 단순한 실적 공개를 넘어, 산업 전반이 신뢰 중심의 구조로 전환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3분기는 전반적으로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거래량과 유동성이 둔화된 시기였다. 동시에 해킹, 피싱, 사기 시도 등 보안 관련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며 거래소 신뢰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에 따라 주요 거래소들은 이용자 자산 보호와 내부 통제 체계 강화를 핵심 과제로 삼고, 기술적 보안 시스템 고도화와 자금세탁방지(AML) 정책 개선 등을 보고서의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불확실성이 클수록 거래소의 신뢰 확보가 곧 경쟁력으로 직결된다”며 “보안과 투명성은 단순한 기술 요소가 아니라 생존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대표적으로 멕시(MEXC)는 3분기 보고서에서 ‘의심 계정 차단 시스템’ 운영 현황과 ‘사기 시도 방지 조치’ 성과를 공개했다. 또한 금융범죄 방지 콘퍼런스 참여를 통해 글로벌 AML 기준에 부합하는 내부 정책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멕시는 이번 보고서에서 “규제 대응력과 보안 체계는 거래소 신뢰의 핵심이며, 장기적 시장 성장의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비트겟(Bitget) 역시 재무 투명성과 자산 보호 역량을 전면에 내세웠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겟은 고객 예치금 대비 1.8배에 달하는 준비금 비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약 8억 달러 규모의 ‘보호 기금(SAFU)’을 운용 중이다. 이를 통해 예기치 못한 시장 충격이나 보안 사고 발생 시에도 이용자 자산을 완전 보전할 수 있는 체계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주요 글로벌 거래소들이 일제히 보안·컴플라이언스·투명성 강화를 주요 보고 항목으로 제시한 것은 단순한 마케팅 전략이 아닌, 산업 구조적 전환의 신호로 해석된다. 그동안 가상자산 산업은 거래량 확대와 신속한 시장 진입에 초점을 맞춰 왔으나, 최근 들어 각국의 규제 강화와 투자자 보호 요구가 높아지면서 ‘신뢰 기반’ 성장 전략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3분기 보고서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기조를 “단기 실적 중심에서 장기 신뢰 중심으로의 전환”으로 평가한다. 실제로 다수의 거래소들이 영업 성과보다 내부 통제, 기술 보안, 규제 대응 능력 등 비재무적 요소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구성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이 ‘고속 성장기’에서 ‘안정 성장기’로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궁극적으로 이번 보고서 시즌은 거래소 간 단순 경쟁을 넘어 “누가 더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인가”를 가르는 기준이 명확히 드러난 시점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향후 4분기 이후에도 거래소 간 ‘투명성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며, 보안 투자와 규제 협업을 통해 시장의 신뢰 회복이 산업 성장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