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Liberty Financial(WLFI)이 탈중앙화 금융(DeFi)과 전통 금융 간의 간극을 해소하겠다는 비전으로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프로젝트 설계와 정치권 인맥,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의 연계성은 ‘탈중앙화’를 내세운 주장의 신뢰도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WLFI의 핵심 구조는 1달러(약 1,332원) 가치에 고정된 달러 담보 스테이블코인 USD1과 이를 운영하는 거버넌스 토큰 WLFI로 구성된다. 체인링크(CCIP)를 활용한 이더리움, 솔라나(SOL), BNB체인 간 교차체인 호환성을 통해 제도권 투자자들에게 규제 친화적인 DeFi 접근을 제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보관업체 비트고(BitGo)와 협업해 투명한 준비금 감사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모델’은 제도권과 정치권 모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그러나 WLFI의 토큰 구조는 탈중앙화 원칙과 거리가 있다. 커뮤니티에 배분된 토큰은 전체의 20% 미만이며, 대부분은 창립자 지갑에 잠겨 있다. 탈중앙화 거버넌스라는 명분과 달리, 실질적인 결정 권한은 창립팀에게 집중돼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WLFI는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기업들과의 연계를 통해 높은 가시성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특정 정치 세력에 힘이 과도하게 쏠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규제를 피하면서도 제도권 안정성을 추진하려다 보니, 오히려 중앙집중적 설계로 귀결된 것이다.

이와 같은 WLFI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바로 XRP툰드라(XRP Tundra)다. 이 프로젝트는 완전 온체인 기반으로 XRP레저(XRPL)와 솔라나 네트워크를 병행하는 이중 체인을 기반으로 구축됐다. 핵심은 거버넌스와 유동성을 분리한 이중 토큰 구조다. TUNDRA-S는 유동성과 스테이킹 용도로, TUNDRA-X는 의사결정 관리에 쓰이는 방식이다.

이 구조는 유동성 변동과 거버넌스 권한의 상호 영향을 제거해 사용자 중심의 참여 구조를 구현할 수 있다. TUNDRA-X를 이용한 정책 결정은 단순 보유량이 아닌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한 실시간 투표와 검증 과정을 거치며, 거래 내역과 배분 내역도 모두 공개된다.

현재 TUNDRA-S는 1토큰당 0.147달러(약 196원)에 프리세일 9단계가 진행 중으로, 누적 모금액은 200만 달러(약 26억 6,400만 원)를 돌파했다. ER분(아틱 스피너) 보상으로 총 3만 2,000달러(약 4,259만 원)를 제공했으며, 거래 조건과 배분 비율은 모든 단계마다 사전 공지 및 온체인 로그로 확인할 수 있다.

XRP툰드라는 탈중앙화 신뢰 확보를 위해 철저한 외부 감사를 도입했다. 사이버스코프, 솔리드프루프, 프레시코인을 통해 스마트계약 코드를 검증받았으며, Vital Block의 KYC 인증도 완료했다. 또한 TUNDRA-S 보유자는 스마트계약으로 돌아가는 '크라이오 볼트' 스테이킹 시스템을 활용해 최대 20% 수준의 연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WLFI와 XRP툰드라의 비교는 불투명한 권한 집중 구조와 검증 기반의 탈중앙 네트워크가 어떻게 DeFi 생태계에 상반된 신뢰를 주는지를 보여준다. WLFI는 제도권 친화적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크립토와 전통 금융의 연결 고리를 제공하지만, 그 신뢰 기반은 소수에 대한 '신뢰'에 의존한다. 반면 XRP툰드라는 모든 정보가 공개되고 코드로 검증 가능한 구조를 지향함으로써, 탈중앙화의 철학을 실현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DeFi 시장이 성숙해감에 따라, 투자자는 규제 순응성과 거버넌스 투명성 간 균형을 재평가하고 있다. 검증 기반 구조와 커뮤니티 기반 의사 결정이 지속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생태계로 자리잡을지, WLFI와 같은 제도권 연계 모델이 주도권을 잡을지는 향후 흐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분명한 것은, '검증 가능한 투명성'이 새로운 DeFi 신뢰 기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