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스테이킹을 관리하는 핵심 지갑이 전체 유통량의 60%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아캄(Arkham)에 따르면 현재 가장 많은 ETH를 보유한 주소는 거래소나 ETF 발행사가 아닌 ETH2 비콘 예치 컨트랙트인 것으로 드러났다.

아캄 리서치는 해당 컨트랙트가 현재 7,240만 ETH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현 시세 기준 약 2,520억 달러(약 341조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유통량의 약 60%에 해당한다. 해당 주소는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안전하게 운영하기 위한 스테이킹 예치 컨트랙트이다.

개인 지갑 중 가장 많은 ETH를 보유한 사람은 에스토니아 은행 LHV의 창립자인 레인 로흐무스(Rain Lohmus)다. 그는 2014년 프리세일 당시 약 7만 5,000달러(약 1억 원)를 투자해 25만 ETH를 확보했지만, 개인키를 분실해 지금껏 단 한 개도 이동시키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가치는 약 8억 7,100만 달러(약 1조 1,797억 원)에 달한다.

그 뒤를 잇는 개인 보유자는 이더리움 공동 창립자인 비탈릭 부테린으로, 약 24만 ETH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약 8억 4,000만 달러(약 1조 1,364억 원)에 해당한다.

중앙화 거래소와 기관 투자자들도 다량의 ETH를 보유 중이다. 바이낸스는 약 409만 개, 블랙록은 자사 ETF인 iShares Ethereum Trust를 통해 약 394만 개를 보유하고 있다. 코인베이스도 다양한 주소에 걸쳐 약 350만 개를 관리하며, 이에는 자체 스테이킹 토큰인 cbETH의 준비금이 포함된다.

그 외 업비트, 로빈후드, 크라켄, OKX, 비트파이넥스 등도 대표적인 기관 보유 지갑에 포함되어 있다.

미국 정부 역시 강제 몰수한 범죄 관련 자금으로 약 6만 ETH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포타펜코/투로긴 사건이나 비트파이넥스 해킹 사건 등에서 회수된 코인들이다.

해킹으로 탈취된 ETH도 여전히 시장에 남아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2016년 게이트코인(Gatecoin) 해킹 사건의 지갑이 여전히 15만 6,000 ETH 이상을 보유 중이다. 또한 인프라 계층을 구성하는 래핑 계약과 브릿지에도 대량의 ETH가 잠겨 있다. 래핑된 이더리움인 WETH 컨트랙트는 약 220만 ETH를, 아비트럼(Arbitrum)은 83만 3,000 ETH, 베이스(Base)는 72만 3,000 ETH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번 아캄의 분석은 이더리움 생태계의 실질적인 ‘큰손’이 누구인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스테이킹 컨트랙트와 인프라, 기관 지갑이 시장에서 점점 더 주요한 보유 주체가 되고 있으며, 개인 투자자의 지분은 상대적으로 줄어든 셈이다. 이는 이더리움이 네트워크 보안성과 유동성 측면 모두에서 점점 더 ‘제도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