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랜드가 이더리움(ETH)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에게 '최고 국가 훈장'을 수여했다. 하지만 이 미소국가가 내세운 상의 권위와 달리, 리버랜드의 정치·외교 행보와 트론(TRX) 창업자 저스틴 선을 둘러싼 논란이 겹치며 이번 수상은 화제를 넘어 풍자적 장면으로 읽히고 있다.
13일 프로토스에 따르면 리버랜드는 익명의 거주지 개념과 '네트워크 국가' 구상을 내세운 ETH프라하 2026 행사에서 부테린에게 'First Class Order of Merit of the Star of Liberland'를 수여했다. 리버랜드는 부테린의 '뛰어난 기술적 성취'와 사회가 조직되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 점을 이유로 들었다. 특히 '팝업 도시', '탈중앙화 사회', '네트워크 국가'에 대한 관심도 높게 평가했다.
리버랜드가 공개한 사진에는 부테린이 다소 머쓱한 표정으로 메달을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훈장 명칭은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등에게 수여된 영국 연방의 'Order of Merit'를 연상시키지만, 리버랜드의 실체를 감안하면 상징성과 실제 무게는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저스틴 선의 이름이다. 그는 아직 리버랜드의 최고 훈장을 받지 못했지만, 2024년 10월 이 지역의 총리로 선출된 바 있다. 이후에도 7차례 재선됐다고 리버랜드는 주장한다. 다만 프로토스는 선이 실제로 리버랜드를 방문한 적이 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선은 처음 총리직에 지원할 당시 미국과의 관계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고, 트럼프 대통령과 연결된 암호화폐 기업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I)에 대한 투자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를 우군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위트코프의 아들인 잭 위트코프와 선이 서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WLFI를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리버랜드는 최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인근에서 규모 4.1 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자신들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홍보하는 등, 크립토 인사 유치 외에도 존재감을 부각해 왔다. 베트 젭리치카 대통령은 “우리가 짓는 모든 구조물은 이런 사건을 고려해 설계된다”고 말했지만, 실제 시설은 텐트형 비치 바와 나무집 수준에 그친다.
결국 이번 부테린 훈장은 '탈중앙화'와 '네트워크 국가'를 둘러싼 상징 경쟁을 다시 부각시켰다. 다만 리버랜드가 내세우는 국가성보다, 이를 둘러싼 인물들의 홍보전과 갈등이 더 큰 관심을 끌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소식은 크립토 업계의 묘한 풍경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