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한 달 가까이 지켜온 가격대를 이탈했다. 연준 금리 결정을 앞두고 기관 자금 흐름과 단기 보유자 매도가 동시에 흔들리며 하락 압력이 커졌다.
9월 16일 비트파이넥스 보고서 '비트코인 바닥 돌파 위해 지속적 매수세 필요(BTC Needs Sustained Buying to Break Above its Floor)'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8월 21일부터 9월 15일까지 24일간 7만7100달러 고거래량 구간과 8만1300달러 부근 가치 영역 사이에서 움직였다. 그러나 해당 구간이 무너지며 15일 장을 7만5702달러로 마감했다. 하루 낙폭은 3.2%였다.
이번 종가는 9월 11일 8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이후 기록한 저점 7만6043달러를 처음 밑돈 것이다. 최근 6거래일 동안 형성된 7만7100달러 박스권 하단을 세 번째로 하회한 마감이기도 하다. 보고서는 앞서 제시한 되돌림 시나리오가 작동했으며 가격이 7만3500달러를 다시 시험할 수 있다고 봤다.
7만3500달러는 3~6개월 보유자의 평균 매입 단가다. 이 구간이 무너지면 단기 보유자 평균 매입 단가인 7만956달러도 시야에 들어온다. 하락 시나리오가 무효화되려면 비트코인이 7만7100달러를 되찾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의미 있는 현물 거래량이 동반돼야 한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이날 18시 UTC 기준 금리 결정을 발표한다. 시장은 올해 첫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26년 초 금리 인하 사이클을 가격에 반영하던 분위기와 정반대 흐름이다.
ETF 유출과 단기 매도가 하락 압력 키워
15일 하락에는 여러 요인이 겹쳤다. 거시경제 부담과 클래리티 법안의 절차 진전 실패 소식이 투자심리를 약화했다. 여기에 2주간 둔화하던 ETF 유입세가 약해졌고 단기 보유자 매도와 채권시장 불안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청산 자료는 파생상품 포지션이 하락을 촉발했다기보다 가격 움직임을 뒤따랐음을 시사했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는 이날 4억504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피델리티 FBTC에서 2억1480만 달러가 빠져나갔고 블랙록 IBIT에서는 1억6170만 달러가 유출됐다. 두 상품이 전체 유출액의 84%를 차지했다.
이번 유출 규모는 2024년 1월 상품 출시 이후 687거래일 중 33번째로 컸다. 전체 거래일 기준 상위 5% 안에 드는 수준이다. 2026년 기준으로는 14번째로 큰 일일 유출이었다.
비슷한 규모의 마지막 유출은 6월 25일 6억9170만 달러 환매였다. 당시 비트코인은 5월에 도달했던 8만 달러선 회복에 실패한 뒤 자금 이탈이 발생했다. 이 흐름은 7월 초 약세장 저점으로 이어졌다.
두 번째 매도 주체는 단기 보유자였다. 155일 미만 보유 물량의 거래소 유입은 약 1만9400 BTC에서 3만3100 BTC로 늘었다. 이 가운데 2만3200 BTC는 손실 상태로 입금됐다. 최근 한 달 사이 가장 큰 손실 입금 규모였다.
미국 외 주요 역외 현물 거래소에서는 이 보유군의 손실 입금이 8260 BTC에 달했다. 이는 비트코인이 6만4000달러에 거래되던 8월 11일 이후 최대치다. 8월 중순 박스권 돌파 이후 거래소 유입 물량은 1~6개월 전에 비트코인을 매수한 투자자들이 주도했다.
최근 매수자들은 비트코인이 박스권 하단에서 멈춘 뒤 이를 밑돌자 손실을 감수하고 거래소로 물량을 보내고 있다. ETF와 래퍼 상품을 포함한 미국 기관 상품 유입은 통상 수준인 7300 BTC에 머물렀다. 거래소로 이동한 물량은 비교적 최근 진입한 소액 개인 투자자 물량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지난 4주간 7만7100달러에서 8만1300달러 사이에서 123만 BTC를 매수한 보유군이며 현재 손실 구간에 놓여 있다.
클래리티 법안 실패와 채권금리 부담
하락이 발생한 시점도 주목된다. 비트코인은 15일 18시 30분부터 18시 45분 UTC 사이 약 1100달러 떨어졌다. 비트파이넥스의 순시장가 주문 흐름은 거의 0에 가까웠다. 이는 공격적인 매도보다 대기 매수 주문 철회가 가격 하락을 키웠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움직임은 클래리티 법안의 토론 종결 표결 실패와도 겹쳤다. 해당 법안은 비트코인에 직접적인 자금 흐름을 만들지는 않는다. 다만 시장은 사전에 이를 촉매로 보고 포지션을 쌓아왔다.
법안 처리 실패 시점에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2023년 이후 처음 5%에서 거래됐다. 20년물 국채 입찰에서는 해외 수요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부진하며 금리가 더 높게 형성됐다. 이런 변화는 달러뿐 아니라 주요 법정화폐 전반에서 위험자산의 요구수익률을 끌어올린다.
앞으로 관건은 이미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FOMC 금리 인상 이후 미국 10년물 금리가 5%선을 유지할 수 있는지다. 비트코인을 둘러싼 거시경제 역풍은 이번 사이클에서 정점에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물 가격은 아직 박스권 저점을 소폭 밑도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번 이탈이 지속적인 하락 흐름으로 번질지는 거시경제 촉매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ETF 자금 흐름이 기관 포지셔닝을 판단하는 더 분명한 신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손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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