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센트 앱 월렛에서 리플(XRP) 1240만개 이상이 탈취됐고, 피해가 비트코인(BTC)·이더리움(ETH)·스텔라루멘(XLM) 등 다른 블록체인으로 번졌다.
프로토스는 28일 이번 사건으로 7000개 넘는 디센트 지갑에서 1240만개 이상의 리플이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다. 피해 규모는 약 1800만달러(약 244억원)로, 프로토스는 올해 리플 관련 해킹 가운데 두 번째로 큰 규모라고 전했다.
아이오트러스트는 9월 17일 보고서에서 비정상 자산 이동의 잠재적 영향 범위에 비트코인·트론(TRX)·이더리움과 XRP 원장, EVM 기반 체인 등을 포함했다. 스텔라루멘을 보유한 이용자에게서도 피해 사례가 확인됐다.
이번 사건은 하나의 복구 문구를 여러 블록체인에서 사용하는 멀티체인 월렛 구조와 관련이 있다. 같은 복구 문구로 관리되는 자산이 여러 네트워크에 걸쳐 있으면 문구가 노출됐을 때 다른 체인의 자산도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탈취는 9월 15일부터 20일까지 최소 여섯 차례 이어졌다. 이 기간 6678개 지갑에서 1170만개의 리플이 빠져나갔고, 9월 21일 이후에도 64만3700개가 추가로 탈취됐다.
도난 자산 일부는 다른 네트워크로 이동했다. 9월 25일까지 도난 리플 가운데 630만개가 THORChain을 통해 이더리움 네트워크로 넘어갔다. 이에 따라 도난 자산 상당 부분이 더 이상 리플 형태로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다.
THORChain은 서로 다른 블록체인 사이에서 자산을 교환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탈취 자산이 다른 네트워크로 이동하면 원래 블록체인에서 추적하는 것만으로는 자금 흐름을 파악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아이오트러스트는 9월 16일 앱 월렛에서 비정상적인 자산 이동을 확인했다고 공지했다. 회사는 하드웨어 월렛 자체에서 시작된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하드웨어 월렛의 복구 문구를 과거 앱 월렛에 입력한 경우에는 별도 조치가 필요하다고 안내했다.
아이오트러스트는 9월 17일 기준 비정상 자산 이동 신고가 최소 110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피해 자산에는 리플 외에도 비트코인·테더(USDT)·트론 등이 포함됐고, 회사는 경찰과 국내외 거래소에 관련 주소의 자산 동결을 요청했다.
이번 사건의 원인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아이오트러스트는 과거 버전 앱 월렛의 복구 문구 생성 과정에서 난수 생성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을 조사하는 한편, 피싱이나 복구 문구 유출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복구 문구는 월렛을 복원할 때 사용하는 단어 조합이다. 지갑은 이 문구를 통해 자산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문구가 노출되면 같은 문구로 관리되는 여러 네트워크의 자산이 함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디센트는 앱 월렛 이용자에게 공식 앱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한 뒤 새로운 복구 문구로 만든 월렛으로 자산을 옮기라고 안내했다. 기존 복구 문구를 다시 사용하는 방식은 권고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XRP 보유자를 중심으로 알려졌지만, 디센트의 앱 월렛을 통해 여러 블록체인 자산을 관리한 이용자까지 피해 범위가 넓어졌다. 토큰과 NFT, 스테이킹 자산도 새 복구 문구를 적용한 월렛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안내가 나왔다.
토큰포스트는 앞서 디센트 앱월렛에서 비정상 자산 이동이 감지돼 긴급 이전이 권고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후 탈취 규모와 피해 자산의 범위가 구체화되면서 앱 월렛뿐 아니라 동일한 복구 문구를 사용한 지갑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커졌다.
아이오트러스트는 관계 당국·거래소·보안업체와 자금 추적 및 동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용자는 공식 안내에 따라 앱 월렛과 복구 문구 사용 이력을 점검한 뒤 자산을 새 월렛으로 이전해야 한다.


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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