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경쟁의 초점이 모델과 애플리케이션에서 기반 금융 인프라로 넓어지고 있다. 자율형 소프트웨어가 경제 활동의 주체로 떠오르면 거래와 결제 방식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9월 30일 코인데스크 보고서 'AI 에이전트, 어떤 기반서 구동되나'에 따르면 AI가 시장의 예상대로 경제적 중요성을 키울 경우 이 경제가 어떤 금융 인프라 위에서 작동할지가 핵심 투자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보고서는 AI 관련 투자금이 지배적 모델과 플랫폼을 찾는 데 집중돼 있지만 실제 기회는 AI와 블록체인 아래의 공통 기반에서 나올 수 있다고 봤다.
분석의 출발점은 모든 AI 기업이 토큰을 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다.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AI라는 이름을 붙인다고 가치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더 중요한 변화는 자율형 소프트웨어가 금융 시스템과 직접 상호작용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이때 필요한 인프라는 정보처럼 빠르고 프로그램 가능한 방식으로 가치를 이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
자율형 에이전트가 만드는 결제 수요
AI 에이전트는 앞으로 단순히 글을 생성하거나 데이터를 분석하는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에이전트와 협상하고 컴퓨팅 자원을 구매하며 데이터 비용을 지급할 수 있다. 거래를 실행하고 사람이 정한 범위 안에서 금융 의사결정도 맡게 된다.
기존 결제 인프라는 사람과 기관이 거래를 시작한다는 전제 위에 설계됐다. 하지만 앞으로는 수백만 개의 자율형 소프트웨어 에이전트가 국경을 넘어 소액 거래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전통 금융망의 절차와 속도가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
블록체인 인프라는 이런 환경에 비교적 잘 맞는다. 돈이 프로그램 가능한 형태를 띨 수 있기 때문이다. AI 에이전트는 지갑과 상호작용하고 스마트계약을 실행하며 스테이블코인을 전송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전통 금융 인프라가 요구하는 수작업 개입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특히 중요한 연결 고리로 꼽힌다. 블록체인의 프로그램 가능성과 익숙한 회계 단위를 이어 주기 때문이다. 자율형 에이전트가 거래를 수행하려면 변동성이 낮고 정산에 적합한 가치 이동 수단이 필요하다.
신원과 소유권 증명이 핵심 과제
투자 관점에서도 AI 거래를 더 넓게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회는 모델이나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기업 지분에만 있지 않다. AI가 기계 간 경제 활동을 크게 늘리면 해당 기계들이 거래하고 신원을 증명하며 소유권을 확립하고 가치를 교환할 인프라 수요도 함께 늘어난다.
신원 인증은 대표적 사례다. 자율형 에이전트의 능력이 커질수록 시장은 거래 뒤에 누가 있는지 또는 무엇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해당 에이전트가 어떤 권한을 가졌는지도 판단해야 한다. 이는 자동화된 거래가 확산될수록 더 중요한 문제로 부상한다.
출처와 소유권 증명도 같은 맥락이다. AI 시스템이 데이터를 소비하고 지식재산을 만들며 거래를 실행하면 정보의 출처와 소유자를 확인하는 일이 중요해진다. 블록체인이 이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 다만 검증 가능한 공유 기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프라 구성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
토큰화와 AI 자동화의 접점
자본시장 측면도 주목할 부분이다. 토큰화는 이미 전통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옮기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의미 있는 금융 활동이 온체인에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 줬다. 동시에 AI는 금융 의사결정을 점점 더 자동화하고 있다.
현재 이 흐름들은 따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결합될 경우 파급력은 커질 수 있다. 시장을 분석할 수 있지만 자산을 효율적으로 보유하거나 교환하고 정산할 수 없는 AI 에이전트는 한계가 뚜렷하다. 프로그램 가능한 지능과 프로그램 가능한 자산이 결합하면 새로운 금융 활동이 열릴 수 있다.
다만 기술 융합이 모든 AI·암호화폐 프로젝트의 프리미엄 평가를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이전 암호화폐 상승장에서 서사가 기초 체력을 앞지르는 경우가 빠르게 나타났다. AI를 둘러싼 현재 시장에도 같은 위험이 존재한다.
따라서 투자자는 자동화 확대가 실제로 만든 문제를 해결하는 인프라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결제와 정산이 대표적이다. 신원 인증과 사이버 보안 및 수탁도 중요하다. 전통 시장과 암호화폐 시장을 연결하는 기반망 역시 주요 영역으로 꼽힌다.
보고서는 구조적 변화가 새로운 자본 흐름과 경제 활동을 만드는 지점에 투자 기회가 있다고 짚었다. AI는 그런 변화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모든 가치가 애플리케이션 계층에 귀속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자율성이 높아지는 경제를 작동시키는 금융 인프라에서 더 큰 기회가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터넷은 정보의 이동 방식을 바꿨다. 블록체인은 가치의 이동 방식을 바꿨다. AI는 이제 누가 또는 무엇이 경제적 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를 바꾸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 세 변화가 맞물릴 때 어떤 인프라가 필요해지는지 더 면밀히 살펴야 한다.

최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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