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8만 달러 지지 확인…8만7000달러대 매물 소화가 관건
비트코인이 8만 달러 부근에서 ETF와 비트코인 보유 기업의 평균 매입가를 지지선으로 시험했다. 추가 상승의 관건은 매도 주문과 청산 물량이 몰린 8만7000달러대 돌파와 ETF 수요 확대다.
비트코인이 주요 투자자들의 평균 매입가가 몰린 8만 달러 부근에서 지지력을 시험했다. 반등을 이어가려면 8만7000달러 안팎에 쌓인 매물을 소화해야 한다.
10월 21일 글래스노드 보고서 '유동성, 대거 소진 이후 재충전(Swept and Refilled)'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미국 현물 ETF의 평균 매입가 부근에서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보고서가 가장 가까운 온체인 지지선으로 지목한 가격대다. 비트코인은 10월 8일부터 이 선을 오갔으며 여러 차례 아래로 내려갔다. 가장 깊게 하락한 10월 15일에는 시간봉 종가가 8만100달러까지 밀렸지만 다음 시간봉 종가는 다시 지지선 위로 올라왔다.
미국 현물 ETF의 평균 매입가는 봄에는 저항선으로 작용했다. 비트코인은 5월 초 이 선 바로 아래에서 상승을 멈췄고 9월 3일에야 시간봉 종가 기준으로 이를 넘어섰다. 10월 들어서는 같은 가격대가 지지선 역할을 하고 있다. 활발하게 거래하는 투자자들의 평균 취득 원가를 나타내는 '실질 시장 평균'은 이보다 낮은 7만7600달러 부근이다. 이번 급락은 이 수준에 도달하기 전에 멈췄다.
ETF·기업 평균 매입가 겹친 8만 달러 지지선
추적 대상 비트코인 보유 기업들의 평균 매입가는 약 8만200달러로 추산됐다. 보유량과 미실현 이익을 토대로 산출한 값으로 ETF 평균 매입가를 소폭 밑돈다. 비트코인은 올해 대부분 기간 이 가격 아래에서 거래됐다. 6월 말에는 평균 매입가보다 25% 넘게 낮아졌지만 9월 18일 이후에는 매일 종가가 이를 웃돌았다.

가격 회복에도 기업들의 매수는 되살아나지 않았다. 6월 이후 매달 매수량은 정점이었던 2024년 11월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ETF와 기업의 평균 매입가가 모두 8만~8만1500달러에 모여 있어 10월 15일 급락은 대형 보유 집단 두 곳의 지지력을 동시에 시험한 셈이다. 일봉 종가가 8만 달러 아래로 내려가면 두 집단 모두 평균적으로 손실 구간에 진입한다.
지난주 지목했던 바이낸스 현물 호가창의 최대 매수 주문대도 ETF 평균 매입가 바로 아래인 8만 달러에 자리했다. 10월 15일 가격이 이 구간을 통과하면서 주문 대부분이 소진됐다. 매수 주문은 10월 20일까지 다시 쌓였다. 최대 규모에는 못 미치지만 해당 가격에서 비트코인을 사려는 수요는 여전히 남아 있다. 현재 가격 위쪽에서는 8만6500~8만7500달러에 주요 매도 주문이 몰려 있다. 호가창에서 처음 맞닥뜨리는 두터운 저항 구간이다.
8만7000달러에 겹친 매도 물량과 청산 구간
레버리지 선물 포지션이 강제로 청산될 가격을 추정하는 청산 히트맵에서도 상단 물량이 두드러졌다. 10월 15일 급락으로 8만 달러 부근의 뚜렷한 청산 밀집대가 정리됐다. 이후 가장 큰 두 청산 밀집대는 현재 가격보다 높은 8만5000달러와 8만7000달러 부근에 형성됐다. 아래쪽에는 10월 15일 저점을 소폭 밑도는 7만9600달러 부근에 뚜렷한 청산 구간이 남아 있다.
비트코인이 8만7000달러를 향해 오르면 공매도 포지션의 강제 청산이 상승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다만 같은 가격대에서 호가창에 쌓인 매도 주문과 맞닥뜨리게 된다. 지난주 분석에서 지적한 최근 2년간 매수자들의 취득 원가도 여전히 상단을 막고 있다. 6~12개월 전 매수한 물량의 평균 취득 원가는 지난주 8만8000달러에서 현재 약 8만6700달러로 낮아졌다. 1~2년 전 매수 물량의 평균 취득 원가는 약 10만 달러다. 이 가운데 6~12개월 보유 집단의 취득 원가는 8만7000달러 부근의 매도 주문 및 청산 밀집 구간과 겹친다.

이들 보유자의 매도세는 약해졌다. 1~2년 보유 집단의 매도는 9월 고점 이후인 10월 초 정점을 찍었다. 현재 이 집단의 하루 비트코인 이동량은 당시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일봉 종가가 8만6700달러를 넘어서면 6~12개월 전 매수자들은 평균적으로 수익 구간에 복귀한다. 가격 위쪽에서 가장 가까운 매물대도 넘어설 수 있다.
ETF 자금 유입 재개…거래량 확대는 미흡
미국 현물 ETF에는 일주일간의 순유출 이후 10월 19일 월요일 약 6억5300만 달러가 순유입됐다. 9월 22일 이후 하루 기준 최대 유입액이다. 이에 따라 주간 자금 흐름도 다시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거래량은 자금 유입을 따라가지 못했다. 이날 ETF 거래량은 지난 1년간의 통상적인 하루 거래량을 밑돌았다. 30일 평균 거래량도 1년 전 수준의 4분의 1에 못 미쳤다. 거래량 증가와 함께 자금 유입이 반복돼야 수요 확대가 하루에 그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온체인에서는 보유자들의 차익 실현이 줄었다. 실현 이익은 비트코인이 직전 이동 당시보다 높은 가격에서 다시 이동할 때 확정되는 이익을 뜻한다. 지난 일주일간 실현 이익 발생 속도는 9월 고점을 기록한 주의 약 절반으로 둔화했다. 실현 손실은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주 가장 큰 손실은 가격이 8만 달러를 향해 내려가던 10월 15일 오전까지의 24시간 동안 발생했다. 8만7000달러 부근에서 차익 실현이 다시 늘어난다면 매도자들이 복귀하고 있다는 첫 신호가 될 수 있다.

손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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