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시장의 대표 종목인 비트코인이 최근 미국의 물가 지표 발표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며 11만 5천 달러 선까지 밀려났다. 단기적인 하락에도 불구하고, 투자 심리의 위축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지시간 8월 18일, 미국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2.07% 하락한 11만 5,936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13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인 12만 4,500달러에서 약 7% 빠진 가격이다. 거래 중 한때는 11만 4,700달러 선까지도 떨어지며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11만 5천 달러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비트코인의 하락 배경에는 최근 발표된 미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PPI는 전월 대비 0.9% 상승해 시장의 예상치였던 0.2%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PPI도 0.6% 증가해 예상을 상회했다. 이처럼 도매 물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고, 이는 위험자산 전반에 경계심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와 같은 투자 심리 위축은 시장 전반의 매도세를 강화하며, 대규모 포지션 청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기반 데이터 분석 기관인 코인글라스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 약 5억 7,635만 달러, 한화로 약 8천억 원 규모의 자산이 강제 청산됐다. 특히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베팅했던 롱 포지션에서만 1억 2,400만 달러가 청산됐고, 이더리움에서도 1억 8,400만 달러 규모의 롱 포지션이 정리됐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 역시 하락 압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 4,800달러에 근접하며 사상 최고가 경신을 눈앞에 뒀던 이더리움은 하루 만에 5.28% 떨어진 4,334달러까지 내려갔다. 리플(XRP), 솔라나, 도지코인 등 대표적인 알트코인들도 각각 4%에서 6%대 낙폭을 보이며 시장 전반의 약세 분위기를 반영했다.
이 같은 흐름은 미 연방준비제도가 향후 통화정책 기조를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달렸다. 시장에서는 도매 물가의 상승이 연준의 긴축 기조를 지지할 경우, 가상화폐 가격의 반등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져 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높아지면, 위험자산 투자 심리도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