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준금리 3%p 인하 압박…비트코인(BTC)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 부각

미국 경제는 겉으로는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물가 불안과 재정 불균형 등 구조적인 긴장감은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 이 같은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를 향해 전례 없는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하면서, 미국 경제 전반의 방향성과 비트코인(BTC)의 향방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와이오밍 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준 심포지엄에서는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핵심 이슈로 부각됐다. 현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PCE)는 2.8% 수준을 유지 중이며,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예상을 세 배 웃도는 0.9% 급등세를 보였다. 여기에 미 달러화 가치는 연초 대비 10% 이상 하락했고, 국가 부채는 37조 달러(약 5경 1,430조 원)를 넘어섰다. 이런 여건 속에서 10년물 국채금리가 4.33%에서 고착화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경기 전개를 이유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향해 기준금리를 300bp 인하하라고 공개 압박하고 있다. 이는 현재 5.25~5.5% 수준의 금리를 1.25~1.5% 수준까지 낮추자는 의미로, 현실화될 경우 시중에 대규모 유동성이 공급되며 위험자산 랠리가 촉발될 수 있다. 반면 연준이 압박을 거부하더라도, 트럼프가 최근 통과시킨 감세 및 재정지출 확대 법안, 일명 ‘빅 뷰티풀 빌(Big Beautiful Bill)’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력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결국 미국 경제는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지든 인플레이션 경로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평가다. 차이점은 그 전개 속도와 시장에 미칠 충격의 강도뿐이며, 이는 비트코인의 가격 흐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을 움직이게 한다면, 금리는 조기 인하 국면에 진입할 수 있고, 이에 따라 핵심 PCE 인플레이션은 2026년에는 4%를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지난 코로나19 시기 부양책 이후 2022년 2월에 기록한 5.3%의 정점에 근접한 수치다. 물가가 다시 들썩이면서 달러지수(DXY)는 90선 아래로 밀릴 수 있고, 이는 암호화폐 시장에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 주목받을 가능성을 열게 된다.

반대로 금리 인하가 지연된다 하면, 트럼프 행정부의 친기업적 재정정책에 따라 미국의 거시경제 신뢰도가 점진적으로 훼손되며, 비트코인이 장기적 가치 저장 수단으로 다시 자리매김할 여지도 충분하다. 현금이나 국채보다 디지털 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의 흐름이 이러한 환경에서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든 지금의 미국 경제 상황은 단순한 경기 사이클 문제가 아닌 구조적 변화의 전조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지각변동의 한복판에서 비트코인의 전략적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