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투자자들의 움직임으로 잘 알려진 ‘고래(Whale)’ 지갑에서 13억 개의 XRP(약 4,523억 원) 토큰이 단 8시간 만에 거래되며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대규모 이체는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전조로 여겨지는 ‘유동성 재조정’이 이뤄지는 시점과 맞물려, XRP 가격 향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암호화폐 추적 서비스인 웨일얼럿(Whale Alert)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두 차례의 5억 XRP(약 1,740억 원) 이체와 총 7억 XRP(약 2,436억 원)가 에스크로로 잠긴 움직임을 포함한다. 특히, 이들 이체는 모두 수신지와 송신지가 확인되지 않은 지갑 주소 간의 거래로 이뤄졌으며, 일정 물량은 리플사가 관리 중인 에스크로 계약으로 옮겨진 것으로 파악됐다.

리플(XRP)은 이번 거래 이후 기술적 돌파를 보이며 상승세에 진입하고 있다. 4시간 봉 차트 기준으로 50EMA, 100EMA, 200EMA를 연이어 돌파한 XRP는 현재 약 2.98달러(약 4,141원)에서 거래 중이다. 단기 상승의 연장선상에서 3달러~3.05달러 구간의 저항선 돌파 여부가 시장의 관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거래량 역시 이번 상승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XRP의 RSI(상대강도지수)는 현재 67 수준으로 '과매수' 직전이지만, 아직 추가 상승 여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암호화폐 기술 분석가들은 "소위 Uptober(10월 랠리)를 앞두고 고래들이 포지션을 조정하고 있으며 이는 중단기 상승 흐름을 열 수 있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 같은 고래들의 집중 움직임이 단기적인 분산(distribution) 국면의 시작일 수도 있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보유자는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보유 물량을 나눠 매도하는 전략을 쓰기 때문에, 이번 흐름이 단기 피크에 가까울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전망은 양면적이다. 고래들이 계속해서 매집을 이어갈 경우 XRP는 기술적 관점에서 3.20달러(약 4,448원)를 돌파할 가능성이 개진되며, 월간 차트까지 긍정적인 흐름으로 확대될 수 있다. 반면 유동성 돌파 이후 매물이 나오는 경우 급등락 위험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13억 개 XRP의 강력한 온체인 활동은 단순한 가격 회복 이상의 신호를 담고 있다. 고래들의 주도 하에 전개되는 이 흐름이 XRP의 다음 랠리를 촉발할 핵심 모멘텀이 될 수 있을지 향후 며칠간의 흐름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