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의 대표 암호화폐인 XRP가 최근 상승 랠리 흐름에서 한발 물러나며 시가총액 기준 5위로 밀려났다. 한때 2025년 여름, 3.65달러(약 5,074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던 XRP였지만, 이후 강한 저항에 부딪히며 상승 모멘텀을 잃고 후퇴하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BTC)이 사상 최고치를 다시 돌파하고, 바이낸스코인(BNB)이 가파른 상승세로 XRP를 제치고 시가총액 상위권에 오르는 등 시장 전반의 움직임은 XRP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비교적 주목받지 못한 상태에서 신규 매수세의 부재가 뚜렷해지자 XRP는 자연스럽게 상승 랠리의 흐름에서 이탈했다.

XRP의 부진 배경에는 명확한 촉매 부족도 있다. XRP는 지난 미국 대선 이후 시장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 트럼프 대통령 당선 및 게리 갠슬러(Gary Gensler) 당시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의 퇴진 전망, 리플과 SEC 간 소송의 긍정적 결과 가능성 등 여러 호재가 집중되며 급등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는 이 같은 기대감이 식으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BNB, 아스터, 스택스(STX) 등 더 빠르게 움직이는 알트코인으로 옮겨 가고 있는 실정이다.

XRP는 일시적으로 1.5달러(약 2,085원) 아래로 하락한 이후 현재 2.50달러(약 3,475원) 수준까지 반등하긴 했지만, 과거 급등세를 이어갈 가능성은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상당수 투자자들이 XRP의 상승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받아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아직 기대를 접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미국 내에서 XRP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출시 가능성이 살아있다는 점은 XRP의 반등 시나리오를 남겨두고 있다. 시장 베팅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 기준으로 2025년 내 ETF 승인이 날 확률은 무려 99%에 달한다. 다만 이는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미 호재가 가격에 선반영됐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러나 실제 ETF 출시에 따른 신규 자금 유입 시점은 여전히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기관 돈이 본격적으로 유입될 경우 XRP 가격 역시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ETF 출시에도 불구하고 유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오히려 추가 하락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긴장감은 여전하다.

한편, 미국에서 이미 출시된 일부 XRP 기반 상품들은 빠르게 오픈이자 규모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를 돌파하는 등 인상적인 흐름을 보여줬다. 이는 향후 SEC가 긍정적인 신호를 보낼 경우 시장 반응이 충분히 살아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리플 커뮤니티 입장에서는 아직 게임이 종료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한 줄기 희망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