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이 한 주간 격동의 시간을 보냈다. 19조 원 규모의 대규모 청산 사태로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공포심이 극에 달한 가운데, 비트코인을 정확히 30분 전에 공매도해 막대한 이익을 챙긴 트레이더가 등장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도지코인(DOGE) 공동 창립자 빌리 마커스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투자 분위기를 비판하고 나섰으며, XRP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상위 3위권에서 밀려났다. 리플(Ripple) CEO는 새로운 금융 시스템의 재편을 예고하며, 시장 불확실성이 단기 조정 이상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더리움(ETH)은 지난 금요일,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급락했다. 이더리움은 장중 최저 4,096달러(약 5,691만 원)까지 하락하며, 4,000달러(약 5,560만 원)선을 위협했다. 미국 백악관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대규모 관세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급락했으며, 이는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급등락과 맞물려 영향을 미쳤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정이 '협상용 카드'에 대한 과도한 반응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도지코인 창시자 빌리 마커스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업토버(Uptober)'라는 지나친 낙관론이 폭락을 불렀다고 꼬집었다. 그는 "업토버라는 말을 한 사람은 그냥 따귀부터 맞아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데이터 제공업체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단 하루 사이에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 규모는 총 190억 달러(약 26조 4,100억 원)에 달했으며, 이 중 약 70억 달러(약 9조 7,300억 원)는 단 한 시간 만에 청산됐다. 이는 역대급 강제 청산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한편, XRP는 시가총액 상위 3위 자리를 바이낸스의 BNB에 내줬다. BNB는 최근 일주일 만에 26% 급등하며 비트코인(9.6%)과 주요 알트코인을 압도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XRP의 상승률은 4.2% 수준에 그쳤고, 시가총액 격차는 불과 1억 달러(약 1,390억 원)로 좁혀졌다.

리플의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는 파네라 블록체인 서밋 2025에서 미래 금융 시스템의 '전면적 재설계'를 언급하며 시장의 시선을 끌었다. 그는 "지금은 단순한 기술의 발전을 넘어서, 세계 금융 시스템의 근본적인 재배선 시기"라고 말하며, 스테이블코인 시장에만 최대 1조 달러(약 1,390조 원)의 자금 유입이 예상된다는 전망도 덧붙였다. 이는 디지털 자산 시장의 급격한 질적 전환을 예고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또한, 미국의 대중 관세 위협 30분 전에 비트코인을 공매도한 트레이더가 등장해 약 8,800만 달러(약 1,223억 원)의 수익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며 커뮤니티는 충격에 빠졌다. 암호화폐 분석가 비베크 센에 따르면 해당 계정은 그날 처음 생성된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를 근거로 커뮤니티에서는 내부자 거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친암호화폐 성향으로 알려진 변호사 존 디튼은 이를 자신의 계정에 공유하며 즉각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이번 주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 그리고 도지코인 등 주요 암호화폐에 걸쳐 다양한 사건이 연달아 발생한 시기였다. 고위험 거래, 기대 과열, 지정학 불안 등의 요소가 중첩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여기에 금융 시스템 재편이라는 거시 담론까지 합쳐지며, 향후 몇 주간의 크립토 시장은 단기 대응보다는 장기 전략이 더욱 중요한 시점으로 접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