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최근 유지해오던 강력한 지지선을 잃었다. 130일 동안 방어되던 10만 7,000달러(약 1억 4,000만 원) 선 아래로 하락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지난 5일 비트코인은 약 3% 내리며 이 주요 지지선을 하회했다. 이에 따라 향후 하방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이 가격대가 매수자와 매도자 간 ‘전선’ 역할을 해왔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최근 가격이 이 범위의 하단까지 밀리면서 기술적으로도 시장은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 다만 바이낸스의 온체인 데이터를 보면, 수요 측면에서 일부 긍정적인 신호도 감지되고 있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바이낸스에서 외부 지갑으로 비트코인을 출금한 고유 주소 수의 7일 이동평균이 지난달 30일 약 340건에서 이번 주 초 418건으로 급증했다. 이는 점차 많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거래소에서 인출해 자체 보관(self-custody)에 나서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통상 매도 준비보다는 장기 보유를 위한 ‘매집’ 행위로 간주된다. 투자자들은 현재의 가격 수준을 장기적으로 유리한 매수 구간으로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출금세는 단기적 지지 형성 신호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크립토퀀트는 단지 출금 트렌드만으로 지지선 방어를 확신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매집 강도가 판매 압력을 상쇄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면, 하락세는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비트코인은 10만 4,000달러(약 1억 3,500만 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기존 지지선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결국 앞으로도 출금세가 계속 이어질지 여부가 추가 하락 방어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또 다른 분석 지표에서는 단기 보유자들의 초기 매집 신호도 포착됐다. 크립토퀀트는 보유 기간에 따른 UTXO(미사용 트랜잭션 출력) 데이터를 통해, 1~3개월 및 3~6개월 간 보유한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과거와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상승장에서는 1~3개월 보유자의 평균 매입가가 지지선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 3~6개월 보유자들은 가격 하락 시 반복적으로 진입했다. 이번에도 이 두 투자자 그룹이 다시 비트코인을 매수하기 시작했지만, 매수 강도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이는 이들이 지금의 가격이 충분한 매수 기회라고 확신하지 못하고 있거나, 공포 심리와 추가 조정이 더 진행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전반적으로는 장기 보유자들의 축적 행동이 나타나고 있지만, 단기적인 반등을 기대하기엔 시장의 확신이 부족한 상황이다. 비트코인이 하락을 멈추고 반등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선 보다 강력한 매수세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