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산을 보유한 상장사들이 2025년 들어 벌써 약 427억 달러(약 58조 5,900억 원)어치의 암호화폐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약 226억 달러(약 30조 9,300억 원)는 3분기에 집중됐다. 사상 최대 분기 매수액이다.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것은 비트코인(BTC)을 중심으로 자산을 축적한 기업들이었다. 블록체인 투자 분석업체 코인셰어스(CoinShares)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단독으로 비트코인에만 300억 달러(약 41조 1,400억 원)가 투입됐다. 이는 전체 디지털 자산 기업(DATCo, Digital Asset Treasury Company) 투자의 70.3%를 차지한다.

대체불가능자산(Altcoin)을 중심으로 한 DATCo들도 다소 눈에 띄는 행보를 보였다. 3분기 투자액 226억 달러 가운데 47.8%인 약 108억 달러(약 14조 8,300억 원)가 알트코인에 사용됐다. 하지만 여전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ETH)이 DATCo들의 자산 포트폴리오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더리움에 대한 매수도 강화되고 있다. 2025년 들어 ETH 관련 매수는 최소 79억 달러(약 10조 8,400억 원)였고, 그중 71억 달러(약 9조 7,400억 원)는 8월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솔라나(SOL), 바이낸스코인(BNB), WLFI 등 기타 자산의 비중은 전체의 11.2% 수준이다.

DATCo 가운데 가장 많은 암호화폐를 보유한 기업은 스트레티지(Strategy)다. 현재 약 707억 달러(약 97조 원)에 달하는 BTC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모든 DATCo 보유 자산의 절반에 해당한다. 스트레티지는 전 세계 유통 중인 비트코인 물량의 3.05%를 홀로 점유하고 있다.

이처럼 구조적 변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DATCo 숫자도 급격히 늘고 있다. 2020년 1월 기준 불과 4곳이었지만, 2025년 10월 기준으로는 무려 142곳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76개사는 2025년에 새롭게 설립된 곳이다. 최초의 DATCo는 2017년 출범한 Hut 8 마이닝이며, 스트레티지는 2020년 8월 순수 디지털 자산 중점 기업으로 전환했다.

현재 142곳의 DATCo 가운데 113곳은 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며, 15곳이 이더리움, 10곳은 솔라나를 장기 보유 중이다. 특히 비트마인 이머전(BitMine Immersion), 샤플링크(Sharplink), 포워드 인더스트리(Forward Industries)는 2025년 6월 이후에 새롭게 상위권에 진입한 알트코인 중심 DATCo로 주목받고 있다. 상위 15개사 중 7곳은 전문 디지털 자산 기업이며, 3곳은 채굴업체다. 암호화폐 사업 외 일반기업 중에서는 테슬라($TSLA)만 홀로 이름을 올렸다.

한편, 총 142개 DATCo가 보유한 전체 디지털 자산 규모는 2025년 10월 말 기준 1,373억 달러(약 188조 3,300억 원)에 달하며, 1년 새 139.6% 증가한 수치다. 이는 기업들의 지속적인 암호화폐 저점매수 및 전략적 보유 확대가 결합된 결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