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의 온체인 활동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가격은 여전히 3,000달러(약 433만 원) 아래에 머물며 강한 상승 모멘텀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네트워크 수요와 시장가치 간의 괴리가 뚜렷해지면서, 이더리움의 실질적 펀더멘털이 과소평가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논쟁이 커지고 있다.

레이어2 정산과 디파이 상승, 네트워크 수요 끌어올려

온체인 분석업체 크립토온체인(CryptoOnchain)에 따르면, 이더리움의 7일 평균 거래량이 12월 24일 기준 약 173만 건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대규모 수수료 상승 없이 달성된 수치로, 네트워크가 과거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수요를 처리하고 있다는 의미다.

활동량 증가의 주요 동력은 아비트럼(ARB), 옵티미즘(OP) 등 레이어2 네트워크의 거래 정산, 디파이 상품 사용량 증가, 그리고 일관된 스테이블코인 이체다. 이처럼 이더리움의 기초 사용성은 분명히 강화되고 있음에도, 당시 이더리움(ETH) 가격은 약 2,950달러(약 425만 원)에서 답보 상태를 이어갔다. 이는 2021년 및 2025년 고점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다.

보유량 증가 vs. 단기 매도 가능성…엇갈리는 온체인 신호

12월 말 보고서에 따르면, 다수의 ETH 고래들은 계속해서 매집에 나서고 있다. 특히 1만~10만 개 구간의 지갑들이 보유한 ETH 잔고는 2,100만 개를 넘겼다. 같은 기간 중앙화 거래소의 ETH 보유량은 연간 기준 400만 개 이상 줄어들었으며, 이는 유통 가능한 물량의 지속적인 감소를 의미한다.

반면, 시장의 단기 흐름은 낙관 일색이 아니다. 25일 기준 크립토 애널리스트 암르 타하(Amr Taha)는 약 14억 달러(약 2조 210억 원) 규모의 ETH가 크라켄, 바이낸스 등 주요 거래소로 유입된 사실을 지적했다. 이처럼 전형적인 매도 신호로 해석되는 고액 입출금은, USDT 등 스테이블코인 일부가 빠져나간 직후 관측됐으며 방어적 흐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격은 정체, 제한적 변동성 속 향후 방향 주목

이더리움은 현재 2,900~3,000달러(약 419만~433만 원)의 좁은 폭에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24시간 기준 변동은 1% 이내에 그쳤으며, 7일 간 변화도 매우 미미했다. 2주 기준으로는 약 9%, 연간으론 14% 하락했다. 단기 추세는 수렴 중이나, 애널리스트들은 3,100달러(약 447만 원) 선을 중요한 기술적 저항선으로 주시하고 있다. 해당 구간을 돌파해야 보다 큰 상방 가능성이 열린다는 전망이다.

많아진 사용량, ETH 소각 촉진으로 장기 호재

가격의 무기력한 흐름과 달리, 네트워크의 트랜잭션 부담 증가는 ETH 공급 구조에 영향을 주고 있다. EIP-1559 수수료 소각 메커니즘 덕분에 거래가 활발해질수록 ETH가 태워지고(소각), 공급량 증가가 억제된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ETH 희소성과 가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대부분의 디파이 자산과 스테이블코인이 여전히 이더리움 위에서 흘러가고 있는 만큼, 시장은 이더리움의 ‘가치 미반영’ 현실을 점점 더 무시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현재는 네트워크 펀더멘털이 강화를 이어가는 가운데, 유동성과 단기 심리를 반영한 가격 흐름 사이에서 균형이 맞춰지는 과도기적 국면에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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