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나 기반 스테이블코인 USX가 12월 26일 극단적인 탈고정(depeg) 사태를 겪으며 1달러에서 0.10달러(약 144원)까지 폭락했다. 개발사 솔스티스(Solstice)는 신속하게 유동성을 투입해 가격을 대부분 회복시켰지만, 이번 사건은 올해 들어 발생한 스테이블코인 탈고정 사례 중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급격한 유동성 고갈…거래소 가격 90% 붕괴

블록체인 보안업체 팩쉴드(PeckShield)는 당시 상황을 포착해 경고했으며, 거래 플랫폼에서의 심각한 유동성 고갈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해당 스테이블코인을 뒷받침하는 자산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시장 조성자들이 빠져나가면서 극단적인 가격 왜곡이 발생한 것이다.

솔스티스 측은 공식 성명에서 “해당 문제는 2차 시장에서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이며, 1차 시장의 USX는 전혀 영향받지 않았고 100% 이상 담보화 상태를 유지 중”이라며 “1:1 환매도 정상 작동 중”이라고 밝혔다.

시장 조성자들이 새 유동성을 공급한 이후 가격은 빠르게 회복돼 약 0.94달러(약 1,353원) 수준까지 상승했다. 코인게코 기준, 이날 USX는 최저 0.8285달러(약 1,192원)까지 하락했다가 장중 최고 1.01달러(약 1,453원)를 기록하며 변동성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현재는 0.995달러(약 1,431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자산은 무사했지만…시장 메커니즘은 취약”

이번 사태는 스테이블코인이 ‘이론상 안정성’을 가지더라도, 거래소 등 2차 시장에서 유동성이 급격히 줄어드는 경우 가격이 붕괴될 수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다시금 드러냈다.

올해 유사한 사례도 반복됐다. 4월에는 신세틱스의 sUSD가 담보 구조 변경 후 0.70달러 아래로 밀렸고, 11월에는 스트림 파이낸스의 XUSD가 외부 펀드매니저 손실로 0.30달러까지 급락했다. USX는 자산 손실 없이 순수하게 유동성만 소진되어 벌어진 사건이란 점에서 약간의 차별성이 있다.

솔스티스는 재발 방지를 위해 외부 감증기관의 제3자 회계 보고서를 준비 중이라 밝혔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이를 통한 신뢰 회복 시도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번처럼 자산이 건재함에도 시장 구조가 먼저 흔들리는 경우, 일부 알고리즘 기반 혹은 하이브리드 스테이블코인의 ‘신뢰 기반 설계’가 한계에 부딪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보증 자산만으로는 가격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향후 스테이블코인 투자 시 유동성과 구조적 안전성까지 반드시 점검해야 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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