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연말 8만8000달러서 횡보…ETF 자금 유출·거래량 급감 영향

비트코인(BTC)이 연말을 맞아 8만 8,000달러(약 1억 2,729만 원) 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올해 초 강한 상승세를 기록했던 암호화폐 시장은 10월의 급격한 레버리지 청산 이후 관망세가 짙어졌고, ETF 자금 유출과 얇은 유동성 속에 연말까지 방향성을 잡지 못했다.

10월 10일 하루 동안 190억 달러(약 27조 4,455억 원) 이상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강제 청산되며 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이후 파생상품 중심의 고위험 거래는 급감했고, 투자자들은 ‘현물 구매자’의 수요 조짐만을 살피며 관망 모드에 들어갔다. 4분기 들어서는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 약 60억 달러(약 8조 6,670억 원)가 빠져나가면서, 비트코인은 12월 말까지 9만 달러(약 1억 3,000만 원)를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며칠간 거래량도 크게 줄었다. 시장 불확실성과 연말 휴가 시즌이 맞물리면서 매매가 크게 줄고, 변동성도 둔화됐다. 비트코인 외에도 이더리움(ETH)은 2,974달러(약 429만 원), 리플(XRP)은 1.88달러(약 2,718원)로 마감해 각각 1.6~1.7% 상승했지만 전반적인 흐름은 제한적이다.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은 약 3조 700억 달러(약 4,439조 원)로 전일 대비 1.5% 가량 증가했다.

아시아 시장도 유동성 부족에 조용한 마감

아시아 시장도 연말 휴일을 앞두고 분위기가 한산했다. 홍콩 증시는 거래량이 연간 평균을 밑돌며 하락 마감했고, 호주 시장은 조기 마감을 앞두고 매도세가 우세했다. 이날 일본과 한국 증시는 아예 휴장에 들어가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유동성이 얇은 가운데 투자자들은 리스크 노출을 최소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투자 플랫폼 유호들러(YouHodler)의 시장 분석가 토니 세베리노는 “올해 초 6자리 숫자 상승 흐름이 있었지만, 전형적인 광풍은 보이지 않았다”며 “개인 투자자의 극단적인 탐욕이나 상승 기대감보다는 조심스러운 반응이 지배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증시는 상승세 유지…연준은 금리 동결 기조

세계 증시는 연말까지 탄탄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MSCI 올 컨트리 월드 인덱스는 지난 12월 26일 기준 1,024.29포인트로 연초 대비 21.24% 올랐다. 미국 주식은 다소 혼조세를 보였으나, 메타($META)가 인공지능 스타트업 매너스 인수를 발표하면서 기술주 중심으로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공개된 연준(Fed) 회의록에서는 12월 금리 인하 결정을 두고 위원 간 격론이 있었던 흔적이 드러났으며, 1월 27~28일 예정된 다음 회의에서도 금리를 더 이상 내리지 않을 가능성에 시장이 무게를 싣고 있다.

비트코인, 8만 달러 중반 방어하며 새해 맞이할까

암호화폐 시장의 다음 관심사는 ‘자금 유입 재개’ 여부다. 연초에 기관 및 개인 자금이 다시 유입되면 시장에 활기가 돌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여전히 얇은 유동성 속에 8만 달러 중반(약 1억 2,000만 원) 선을 지지하는 데 급급할 수 있다.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암호화폐는 아직 그 흐름에 제대로 편승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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