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중앙은행, USDT 포함 스테이블코인 자금세탁 감시 강화
태국 중앙은행이 자금세탁과 불법 자금, 이른바 ‘그레이 머니’ 차단을 위해 스테이블코인 거래 감시를 대폭 강화한다. 특히 USDt(USDT)와 대규모 현금 거래, 환전 흐름을 함께 들여다보며 비정상 자금 이동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13일 현지 매체 더 네이션에 따르면 비타이 라따나콘 태국 중앙은행 총재는 “우리가 시행하는 조치는 단기 처방이 아니며, 여러 전략을 동시에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태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공조 아래 진행되며, 고액 스테이블코인 거래를 집중 점검하는 방식이다.
태국 당국은 최근 동남아 지역에서 급증한 보이스피싱 조직과 사기 콜센터를 ‘그레이 경제’의 핵심 자금원으로 보고 있다. 2025년 사기 피해 규모는 최대 34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스테이블코인은 거의 즉시 국경 간 결제가 가능해 대규모 자금 이동 수단으로 자주 쓰이는 만큼, 규제 당국의 우선 감시 대상이 됐다.
감시 범위는 현금, 외환, 금 거래까지 넓어진다. 상업은행은 현금 유통망과 환전소, 금괴 거래, ‘의심스러운 스테이블코인 거래’에 대한 준법 의무를 확대해야 한다. 500만 바트(약 15만달러) 이상 현금 입금은 자금 출처를 증명해야 하며, 명확한 사업 목적 없이 고액 지폐를 소액권으로 바꾸는 행위도 점검 대상이다.
태국은 한때 ‘크립토 허브’로 불렸지만, 중앙은행은 여전히 디지털 자산과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암호화폐 거래 자체는 합법이며, 최대 거래소 비트쿱(Bitkub)의 하루 거래량은 약 2600만달러 수준이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외환 거래로, USDT/태국 바트(THB) 거래쌍이 가장 많이 쓰인다고 코인게코는 전했다.
다만 태국의 강경한 단속은 부작용도 낳았다. 지난해 은행권은 ‘머니 뮬’ 계좌와 의심 거래를 겨냥해 300만개 계좌를 동결했지만, 이 과정에서 수많은 개인과 정상 기업까지 피해를 입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번 스테이블코인 감시 강화도 불법 자금 차단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과도한 규제가 금융 접근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정교한 집행이 관건으로 보인다.

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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