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멕스(BitMEX)를 시작으로 비트마트(BitMart), 어센덱스(AscendEX)까지 주요 중앙화 거래소들이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거래소 구조 재편’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 개별 실패를 넘어 시장 전반의 ‘통합’ 신호로 해석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근 몇 주 사이 세 곳의 거래소가 연달아 운영 종료를 발표했다. 거래량 감소와 규제 비용 증가, 유동성 집중 현상이 동시에 겹치면서 중소형 거래소의 생존이 점점 어려워진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전체 시장 거래 활동이 과거 강세장 대비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수익 기반까지 약해진 점이 영향을 미쳤다.
중소 거래소 설 자리 좁아져
비트멕스는 2016년 ‘무기한 선물’ 상품을 도입하며 글로벌 파생상품 시장을 주도했던 거래소다. 전성기에는 전 세계 시장 점유율 약 57%를 차지했을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그러나 2020년 미국 당국으로부터 자금세탁방지 및 은행비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공동 창업자 아서 헤이즈(Arthur Hayes) 등 주요 인사들이 유죄를 인정했고, 이후 비트멕스는 대규모 벌금 납부와 함께 규제 준수를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익명성 기반 고레버리지 거래 구조가 사라지며 핵심 경쟁력이 약화됐다.
그 사이 바이낸스, 바이비트, OKX 등 주요 거래소들은 더 깊은 유동성과 다양한 상품, 강화된 법정화폐 인프라를 기반으로 빠르게 시장을 흡수했다. 비트멕스 역시 현물 거래 등으로 확장을 시도했지만, 이미 이동한 사용자들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비트마트와 어센덱스 역시 각기 다른 이유를 내세웠지만, 공통적으로 ‘규제 비용 증가’와 ‘경쟁 심화’를 넘지 못했다. 여기에 비트멕스 전 경영진을 둘러싼 집단 소송까지 제기되며 시장 신뢰도에도 부담이 더해졌다.
규제 강화와 거래 둔화가 만든 변화
이번 연쇄 폐쇄는 단순한 기업 단위 문제가 아니라 산업 구조 변화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우선 개인 투자자 참여가 줄어들면서 투기성 거래가 감소했고, 이는 거래소 수익 감소로 직결됐다. 동시에 비트코인(BTC) 보유 구조가 장기 투자자 중심으로 바뀌며 시장 회전율도 낮아졌다.
규제 환경 역시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 유럽연합의 ‘MiCA(암호자산 규제안)’ 시행으로 준법 비용이 크게 늘었고,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규제 체계가 도입되는 흐름이다. 대형 거래소는 수백만 사용자 기반을 통해 비용을 분산할 수 있지만, 중소 거래소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
이용자 보호 조치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비트멕스는 신규 가입을 중단하고 오는 9월 종료 전까지 ‘축소 운영 모드’에 들어간 상태다. 비트마트와 어센덱스 역시 이용자들에게 자산 출금을 안내하며 단계적 종료 절차를 밟고 있다.
이번 사례는 결국 글로벌 거래소 몇 곳으로 유동성이 집중되는 ‘승자독식’ 구조가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향후 추가적인 통합과 구조 재편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