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X가 유럽연합(EU)과 영국 외무·영연방·개발부(FCDO)의 제재를 받은 뒤 보유 자산을 빠르게 옮기고, 준비금 공개 방식까지 바꾸면서 자산 추적이 더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스테이킹 이더리움(stETH) 약 7만1853개가 폴로닉스와 연결된 주소들로 이동한 정황이 포착돼, HTX의 ‘준비금 증명’ 신뢰성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13일 프로토스에 따르면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 랩스는 제재 이후 HTX가 온체인 주소를 빠르게 바꿔가며 보유분 식별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HTX가 준비금 증명 항목에서 자산 위치를 ‘ThirdParty’라는 새 분류로 옮기면서, 자산이 실제 어디에 있는지 외부에서 확인하기 더 힘들어졌다는 설명이다. HTX는 이용자가 해당 수탁기관에 직접 확인하면 된다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수탁기관은 공개하지 않았다.
프로토스가 추적한 자료에 따르면 HTX가 5월 1일 공개한 준비금 증명에는 0x18709e89bd403f470088abdacebe86cc60dda12e 주소에 stETH 7만1853.22개, 당시 가치로 약 1억3500만달러어치가 보관돼 있었다. 이어 5월 30일 이 자산은 0x7C103bbAE0DA51AE929dE97A98633668ddE80d04로 옮겨졌고, 곧바로 Etherscan에서 각각 ‘Poloniex 7’, ‘Poloniex 10’, ‘Poloniex 9’로 표시된 주소들로 연속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주소는 한때 ‘저스틴 선 4’로 분류돼 있다가 폴로닉스 주소로 바뀐 점도 확인됐다. 결국 상당한 규모의 자산이 HTX에서 폴로닉스 관련 주소로 옮겨져 폴로닉스 준비금과 섞인 셈이다. HTX와 폴로닉스가 모두 저스틴 선과 얽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계열 내 자산 이동이 사실상 외부 감시를 피하는 구조로 작동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비트코인(BTC)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HTX가 보유한 BTC의 절반 이상이 토큰화된 형태였고, 그 상당 부분이 폴로닉스가 보유한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다만 폴로닉스는 프로토스에 해당 BTC를 보관한 주소를 공개하지 않았다.
제재와 자산 재배치, 공개 방식 변경이 맞물리면서 HTX의 투명성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준비금 증명이 투자자 보호 장치로 기능하려면 자산의 위치와 소유 구조가 명확해야 하는 만큼, 이번 사례는 거래소 준비금 공개의 한계를 다시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