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티지(Strategy·MSTR)가 비트코인(BTC) 84만3775개와 제도화된 매도 권한을 바탕으로 능동적 자본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퐁 레(Phong Le) 스트레티지 최고경영자는 대규모 비트코인 보유고와 자본관리 체계를 들어 회사를 ‘비트코인 중앙은행’에 비유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스트레티지는 7월 5일 기준 비트코인 84만3775개를 보유했다. 이는 비트코인 총공급량 2100만개의 약 4%에 해당한다.
회사는 6월 29일부터 30일까지 비트코인 1363개를 8080만 달러(약 1145억원)에 팔았다. 7월 1일부터 5일까지는 2225개를 1억3520만 달러(약 1916억원)에 매도해 두 기간 동안 총 3588개를 2억1600만 달러(약 3061억원)에 현금화했다.
매각 대금은 우선주 배당 지급과 달러 준비금 보강에 사용됐다. 스트레티지가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급 의무와 유동성 관리에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전환점은 6월 29일 도입한 ‘디지털 크레딧 자본 프레임워크’다. 프레임워크에는 △달러 준비금 정책 △STRC 배당 정책 △디지털 크레딧·보통주 매입 권한 △비트코인 현금화 프로그램이 포함됐다.
비트코인 현금화 프로그램은 필요할 경우 최대 12억5000만 달러(약 1조7713억원)어치의 비트코인을 팔아 달러 준비금을 채울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매도 여부와 규모를 자본 운용 판단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구조다.
7월 5일 기준 달러 준비금은 25억5000만 달러(약 3조6134억원)였다. 회사는 이 자금이 우선주 배당과 부채 이자 지급을 지원하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스트레티지는 앞서 32 BTC를 매도하며 내부 절차를 점검한 뒤 매각 규모를 확대했다. 퐁 레 최고경영자는 32 BTC 매도 이유로 시장 안심과 내부 매도 절차 시험, 세무상 손실 인식을 제시하면서 배당 충당 목적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후 진행된 3588 BTC 매도에서는 배당 지급과 달러 준비금 보강 목적이 공시에 명시됐다. 초기의 제한적 매도 시험이 실제 자본관리 수단으로 확대된 셈이다.
벤치마크(Benchmark)와 씨티(Citi)는 새 자본 프레임워크가 투자자 우려를 상당 부분 낮췄다고 평가했다. 지급 재원을 달러로 분리해 비트코인 가격 변동과 배당·이자 부담 사이에 완충 장치를 마련했다는 해석이다.
씨티는 동시에 더 큰 달러 준비금과 잠재적인 비트코인 매도가 중기적으로 비트코인 수익률과 순자산가치 대비 프리미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봤다. 자금조달 유연성을 얻는 대신 비트코인 현금화 가능성을 상시 고려해야 하는 구조가 됐다는 의미다.
마이크 벨시(Mike Belshe) 비트고(BitGo) 최고경영자는 더블록(The Block) 인터뷰에서 단일 주체가 비트코인 공급량의 한 자릿수 비중을 보유하는 수준은 “probably right”라고 말했다. 그는 보유 집중도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가격 형성에 영향을 주고 시간이 지나면서 단일 실패 지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상 대형 보유자의 시장 영향은 보유량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실제 매도 규모와 시기, 시장 거래량, 매각 방식이 함께 작용하지만 스트레티지처럼 총공급량의 약 4%를 보유한 기업의 자본정책 변화는 시장 참여자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편에서는 스트레티지가 여전히 비트코인의 대형 순매수자라는 해석도 나온다. 코인데스크(CoinDesk)는 퐁 레 최고경영자가 회사를 ‘일방향 자본 발행’에서 ‘능동적 자본관리’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논쟁의 초점이 매도 자체보다 매도 권한과 준비금 운용을 어떻게 통제하느냐로 옮겨간 것이다.
스트레티지는 2026년 2분기 디지털 자산에서 83억2000만 달러(약 11조789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6월 30일 기준 디지털 자산 장부가치는 496억7000만 달러(약 70조3784억원)였다. ‘비트코인 중앙은행’은 법적 지위가 아니라 대규모 보유고와 자본관리 방식을 압축한 비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