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Intel·$INTC)이 인공지능(AI) 추론 수요 확대에 맞춰 중앙처리장치(CPU), 첨단 패키징, 파운드리, 시스템 통합을 묶은 인프라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단품 경쟁보다 데이터센터 시스템 전체를 겨냥한 재정비로 풀이된다.
립부 탄(Lip-Bu Tan)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6월 공개된 T.로우프라이스(The Long View) 인터뷰에서 에이전트형 AI와 추론 수요가 늘면서 데이터센터에서 CPU 역할이 다시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습 중심 환경에서 CPU와 GPU의 비율이 1대 8에 가까웠지만, 추론 환경에서는 1대 1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인텔의 AI 전략이 GPU 자체의 성능 경쟁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AI 학습 단계에서는 대규모 병렬 연산을 맡는 GPU 비중이 컸지만, 추론 단계에서는 요청 처리, 데이터 이동, 시스템 제어를 맡는 CPU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논리다.
인텔은 6월 2일 컴퓨텍스 2026에서 삼바노바(SambaNova), 폭스콘(Foxconn)과 함께 랙스케일 AI 인프라를 발표했다. 인텔은 이 자리에서 에이전트형 추론이 데이터센터의 연산 구조를 바꾸며 CPU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랙스케일 인프라는 서버 한 대가 아니라 데이터센터 랙 단위로 연산, 네트워크, 전력, 냉각 구조를 설계하는 방식이다. AI 추론 서비스가 늘수록 개별 칩 성능뿐 아니라 전체 시스템의 전력 효율과 배치 구조가 중요해진다.
인텔이 제시한 구성은 x86 CPU, 첨단 패키징, 파운드리, 시스템 통합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인텔은 제온(Xeon) 프로세서와 삼바노바 RDU를 결합한 랙 구성을 소개했고, 폭스콘은 시스템 통합을 맡는다고 밝혔다.
이는 엔비디아($NVDA)의 가속기 중심 AI 인프라와 다른 축을 만들겠다는 시도다. 다만 인텔의 전략이 실제 경쟁력으로 이어지려면 고객 검증, 공정 양산, 파운드리 수익성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조직 개편도 이어졌다. 인텔은 6월 18일 이석희(Seok-Hee Lee) 전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를 인텔 파운드리 수석부사장으로 선임했다.
이석희 수석부사장은 첨단 패키징, 시스템 통합, 후공정 기술 개발과 제조를 맡는다. 립부 탄 CEO는 이 발표에서 첨단 패키징과 시스템 통합이 차세대 컴퓨팅 시스템의 핵심 역량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첨단 패키징은 여러 반도체 칩을 고성능·고집적 형태로 연결하고 조립하는 후공정 기술이다. 본지도 앞서 HBM 경쟁이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 통합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실적도 인텔의 재정비 흐름에 힘을 보탰다. 인텔은 7월 23일 2026년 2분기 실적에서 매출 161억3000만 달러(약 22조8562억원), 조정 주당순이익 0.42달러를 공개했다.
3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158억~168억 달러(약 22조3886억~23조8056억원)로 제시했다. 로이터는 실적 발표 뒤 인텔 주가가 미국 프리마켓에서 6% 올랐고, 최소 6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상향했다고 보도했다.
시장 반응은 인텔의 회복 시도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다. 다만 이는 단기 주가 반응과 애널리스트 평가일 뿐, 인텔의 14A 공정 고객 확보나 파운드리 수익성이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자금 조달도 주요 변수다. 인텔은 8월 10일 보통주 공모 규모를 150억 달러에서 200억 달러(약 28조3400억원)로 확대하고, 주당 95달러(약 13만4615원)에 2억1052만6315주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순조달액은 약 197억 달러(약 27조9149억원)로 예상됐다. 자금은 설비투자와 운전자금 등 일반 기업 목적에 쓰일 예정이며, 본지도 앞서 인텔의 200억 달러 규모 보통주 발행 확대와 가격 책정을 전했다.
이번 사안은 크립토보다 반도체·AI 인프라 이슈에 가깝다. 크립토·블록체인과의 직접 연결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 독자에게 중요한 지점은 인텔이 GPU 경쟁을 정면으로 따라가기보다 CPU와 패키징, 파운드리를 묶은 시스템 전략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점이다.
검증 출처: T.로우프라이스, 인텔 뉴스룸, 로이터, No Prior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