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DeepSeek) V4 프로의 피크 시간 출력 토큰 단가가 100만 토큰당 0.87달러(약 1231원)에서 3.96달러(약 5603원)로 4.5배 오른다. 가격은 뛰었지만 중국발 저가 AI 공급 흐름이 곧바로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딥시크는 공식 API 가격표에서 V4 계열 모델 요금 조정을 예고했다. 새 가격은 2026년 8월 17일 오전 1시 한국시간부터 적용된다.
딥시크가 공개한 것은 모델 가격표와 적용 시점, 시간대별 단가이며 실제 비용 증감은 각 서비스의 토큰 사용 패턴에서 확인해야 한다. API를 직접 쓰는 기업은 호출 시간, 캐시 적중률, 모델 대체 가능성에 따라 비용 증가 폭이 달라질 수 있다.
V4 플래시의 피크 시간 출력 토큰 가격은 100만 토큰당 1.32달러(약 1868원)로 제시됐다. V4 프로의 인상 폭이 더 크지만, 절대 가격만 놓고 보면 미국 주요 AI 모델의 고가 구간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KB증권은 14일 보고서에서 이번 인상을 ‘토큰 가격 경쟁 종료’가 아니라 ‘초저가 전략에서 저가 전략으로 넘어가는 과정’으로 해석했다. 중국이 AI를 공공재처럼 넓게 보급하려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가격 인상만으로 공급 확대 흐름이 멈췄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API는 외부 서비스가 AI 모델을 호출해 쓰는 접속 방식이다. 토큰은 AI가 문장을 처리할 때 나누는 최소 단위로, 입력과 출력 토큰 가격은 AI 서비스의 원가 구조를 좌우한다.
딥시크의 가격 정책은 국내 AI 서비스 기업에도 비용 변수로 이어진다. 같은 모델을 쓰더라도 사용량이 특정 시간대에 몰리는지, 반복 요청에서 캐시가 얼마나 작동하는지에 따라 실제 청구액은 달라진다.
KB증권은 딥시크의 가격 인상 목적을 연간반복매출 확대보다 컴퓨팅 파워 확보 쪽에 무게를 뒀다. 보고서는 딥시크가 내몽고에 1GW 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가격 인상이 수익성 개선만이 아니라 대규모 인프라 투자 재원 확보와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다. AI 모델 기업은 모델 성능 경쟁과 별개로 추론 수요를 감당할 서버, 전력, 냉각 설비를 계속 확보해야 한다.
류호승 KB증권 연구원은 “딥시크는 오픈웨이트 방식으로 모델을 공급하기 때문에, 자체 API 가격을 지나치게 올리면 다른 AI 서비스 기업들이 딥시크 모델을 활용해 더 싸게 토큰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딥시크가 가격을 너무 많이 올리면 스스로 경쟁력을 훼손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오픈웨이트 모델은 모델 가중치를 공개하거나 활용 가능하게 해 외부 사업자가 자체 인프라에서 모델을 돌릴 여지를 준다. 이 구조에서는 원개발사가 API 가격을 크게 올려도 경쟁 서비스가 같은 계열 모델을 더 낮은 가격에 제공할 수 있다.
관전 지점은 △V4 플래시와 V4 프로의 인상 폭 △캐시 히트 가격 변화 △피크·오프피크 제도 유지 여부다. 플래시 인상 폭이 제한되면 저가 전략은 유지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캐시 히트 과금이 크게 오르면 장기 사용 비용은 달라질 수 있다.
딥시크는 앞서 API 가격 인상 방침을 예고했지만 당시 인상 폭과 적용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가격표 공개로 시장은 실제 적용 단가와 서비스별 원가 변화를 따져보는 단계로 넘어갔다.
AI 토큰 가격 하락의 영향은 소프트웨어를 넘어 온디바이스 AI와 피지컬 AI 영역으로 번질 수 있다. KB증권은 중국이 주도하는 토큰 가격 인하 사이클이 온디바이스 영역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봤다.
다만 휴머노이드와 특정 반도체, 가상자산 시장에 미칠 직접 영향은 사용처와 비용 구조가 확인돼야 판단할 수 있다. 현재 확인된 일정은 딥시크 새 API 가격이 17일 오전 1시부터 적용된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