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지노모토($2802)가 반도체 패키지용 절연필름 아지노모토빌드업필름(ABF)에서 세계 시장 95% 이상을 차지하며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소재 기업으로 부상했다.
아지노모토는 2026 팩트북에서 ABF가 반도체 패키지 기판의 층간 절연재로 쓰이며, 세계 시장 점유율이 95% 이상이라고 밝혔다. 식품 조미료로 알려진 회사가 AI 서버와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 소재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한 구조다.
ABF는 집적회로(IC) 칩을 기판에 얹을 때 회로층 사이를 절연하는 필름이다.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용 칩 패키징에서 회로층이 늘고 기판이 대형화할수록 쓰임이 커진다.
실적도 이 흐름을 반영했다. 아지노모토는 2026회계연도 1분기 결산자료에서 헬스케어 등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8% 늘어난 970억엔, 사업이익이 63.3% 증가한 251억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부문 안의 기능성 소재 사업은 전자재료 판매 호조로 매출이 54%, 사업이익이 77% 늘었다. 회사는 AI, 서버, 네트워크용 고성능 기판에 쓰이는 ABF 판매가 강했고 제품 구성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ABF는 식품기업 이미지와 거리가 먼 소재다. 아지노모토는 1990년대 말 아미노산 제조 기술을 활용해 반도체 패키지용 층간 절연필름을 개발했다.
회사 팩트북은 고객과의 빠른 개발 체계를 경쟁력으로 제시했다. 반도체 고객의 요구에 맞춰 소재를 조정하고 공급하는 능력이 전자재료 사업의 수익성으로 이어진 셈이다.
AI 반도체가 고성능화할수록 패키징 부담도 커진다. 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한 패키지 안에서 연결하려면 기판 면적, 평탄도, 열 변형 관리가 중요해진다.
본지는 앞서 TSMC가 5.5배 레티클 CoWoS를 양산하고 수율을 98% 이상으로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당시 메모리와 ABF 기판 공급은 대형 AI 패키지 생산의 다음 과제로 제시됐다.
아지노모토는 공급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5월 자회사 아지노모토 파인테크노를 통해 기후현 가니시에 새 공장 부지를 취득한다고 발표했다.
취득액은 약 12억엔이다. 새 공장은 ABF 생산을 위한 거점으로, 2028년 착공해 2032년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가니시 공장은 기존 가와사키 본사 공장, 군마 공장에 이은 세 번째 생산 거점이다. AI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용 고성능 기판 수요 증가에 맞춰 생산 기반을 넓히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아지노모토는 1분기 실적을 반영해 2026회계연도 연간 매출 전망을 1조7320억엔, 사업이익 전망을 2020억엔으로 상향했다. 헬스케어 등 부문 전망도 매출 4068억엔, 사업이익 850억엔으로 높였다.
상향분은 기능성 소재 사업의 호조를 반영한 것이다. 조미료와 식품을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의 이익 구조에서 전자재료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 흐름은 단순한 일본 기업 실적에 그치지 않는다. AI 데이터센터와 크립토 채굴 인프라는 GPU, 전력, 패키징 공급망의 제약을 함께 받기 때문이다.
본지는 앞서 AI 공급망 수요가 메모리와 전력, ABF 기판으로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아지노모토의 새 ABF 생산 거점은 2028년 착공해 2032년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