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 해외 공식·국제 계정 역레포 잔액이 8개월 만의 최고 수준으로 늘었다. 일본 당국의 엔화 방어 이후 외환시장 개입 자금이 다시 쌓였는지, 미 국채 일부가 현금화됐는지가 시장의 점검 대상으로 떠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0일(현지시간) H.4.1 주간 자료에서 19일 기준 해외 공식·국제 계정 역레포 잔액이 약 3734억 달러(약 521조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잔액은 이달 첫째 주 약 3178억 달러까지 줄었다가 2주 동안 약 557억 달러(약 77조8000억원) 증가했다.
2주 증가폭으로는 2022년 10월 이후 가장 컸다. 연합인포맥스는 이 수치가 지난해 10월 첫째 주 이후 8개월 만의 최고치라고 보도했다.
해외 역레포는 외국 중앙은행과 국제기구가 연준에 달러 현금을 맡기고 미 국채 등을 담보로 받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BOJ)이 외환시장 개입 자금을 보관하는 통로 중 하나로 이 계정을 봐 왔다.
잔액이 빠르게 줄면 달러 자금 사용 가능성을, 잔액이 다시 늘면 개입 여력 보강 가능성을 점검하는 식이다. 다만 계정 자체는 여러 해외 공식 기관이 함께 쓰는 통로여서 잔액 변화만으로 특정 중앙은행의 거래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일본은 지난달 30일과 31일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추정됐다. 골드만삭스는 두 날의 일본 환시 개입 규모가 최대 850억 달러(약 118조7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달 3일에도 더 작은 규모의 추가 개입 가능성이 제기됐다. 실제 개입 자금이 이 정도로 쓰였다면 이후 달러 현금성 자금을 다시 보강할 필요가 생겼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자금 조달 경로로는 미 국채 수탁 잔액 변화가 함께 거론된다. 연준 자료에서 해외 중앙은행이 연준에 수탁한 미 국채 잔액은 19일 기준 약 2조8650억 달러(약 4000조원)로 전주보다 106억 달러(약 14조8000억원) 줄었다.
이 잔액은 3주 연속 감소했다. 미 국채를 시장에 팔지 않아도 만기 도래분을 재투자하지 않으면 현금은 확보된다.
따라서 수탁 미 국채 감소와 해외 역레포 증가는 일부 자금이 국채에서 현금성 계정으로 옮겨졌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연준 자료만으로 특정 중앙은행의 거래 주체나 개입 집행 규모를 확정할 수는 없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활용을 장려한 외국통화당국 대상 레포(FIMA 레포)는 이번에도 쓰이지 않았다. 연준 자료에서 FIMA 레포 잔액은 10주 연속 0달러였다.
본지는 앞서 FIMA 레포가 제도상 가능하지만 실제 사용 잔액은 0달러였다는 점을 짚었다. FIMA 레포는 외국 통화당국이 보유 미 국채를 담보로 달러를 빌릴 수 있는 장치지만, 이번 주간 자료에서도 사용 흔적은 나타나지 않았다.
국내 암호화폐 투자자에게 이 흐름은 엔화 자체보다 달러 유동성과 미 국채 금리의 변수로 연결된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포함한 위험자산은 금리와 달러 유동성 변화에 민감한 구간이 많다.
본지는 앞서 미일 엔화 방어와 엔 캐리 트레이드 축소 가능성을 위험자산 해석의 한 축으로 보도했다. 이번 자료는 가격 방향을 직접 가리키는 지표가 아니라 중앙은행 계정과 국채 보유 흐름을 함께 확인해야 하는 유동성 자료에 가깝다.
현재 확인된 사실은 해외 역레포 잔액 증가, 해외 중앙은행의 미 국채 수탁 잔액 감소, FIMA 레포 잔액 0달러다. 다음 확인 지표는 매주 공개되는 연준 H.4.1의 해외 역레포와 수탁 미 국채 잔액 변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