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의 장기 국채 환매 확대를 두고 단기 금리 안정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부채 부담을 뒤로 미룰 수 있다는 JP모건 측 평가가 나왔다. 정부와 기업의 채권 공급이 동시에 늘고 외국인 수요가 약해지는 가운데, 달러 유동성과 위험자산 할인율을 보는 가상자산 시장도 같은 변수를 확인해야 하는 국면이다.
CNBC는 제임스 설리번(James Sullivan) JP모건 글로벌 펀더멘털 리서치 공동대표가 CNBC '스쿼크박스'에서 미국 재무부의 국채시장 대응을 비판적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설리번은 재무부가 장기 국채를 되사들이는 한편 단기 국채 발행을 늘리는 방식이 일시적 완충 장치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설리번은 "주택담보대출을 신용카드로 갚는 것과 조금 비슷하다"고 말했다. 장기 부담을 단기 차입으로 바꾸는 방식은 한동안 작동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만기 불일치가 더 뚜렷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재무부는 19일 장기 명목 국채 유동성 지원 환매 규모를 회당 최대 20억 달러(약 2조7900억원)에서 최소 40억 달러(약 5조5800억원)로 높인다고 밝혔다. 변경은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적용된다.
대상은 10~20년물과 20~30년물 명목 국채다. 재무부는 장기 구간에서 시장 참여자의 고품질 매도 제안이 꾸준히 들어오는 만큼 유동성 지원을 확대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국채 바이백은 재무부가 이미 발행된 국채를 시장에서 되사는 부채 관리 수단이다. 특정 만기 구간의 거래 여건을 개선하고 시장 유동성을 보강하는 데 쓰이지만, 정부의 총부채 규모 자체를 줄이는 조치는 아니다.
설리번은 이번 조치가 단기 차입 비용 관리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정부와 기업 부채가 계속 늘어나는 구조를 바꾸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 부채를 약 40조 달러(약 5경5800조원), 선진국 정부 부채를 약 76조 달러(약 10경6020조원)로 제시했다.
채권 공급이 늘면 더 많은 매수자를 찾아야 한다. 설리번은 공급과 수요를 맞추는 유일한 방식은 가격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발행자가 투자자에게 더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시해야 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수요 측면의 부담도 커졌다. 설리번은 중국의 미 국채 보유가 18년 만의 최저 수준이고, 외국 정부의 미 국채 보관 잔액도 14년 만의 최저 수준이라고 말했다.
전통적 매수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발행 물량이 늘면 채권 가격에는 조정 압력이 생길 수 있다. 채권 가격이 내려가면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오르는 구조다.
기업 부채도 같은 흐름에 있다. 설리번은 인공지능 인프라, 리쇼어링, 국가안보 관련 투자가 자본 집약적 성격을 띠면서 기업의 채권 발행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인공지능 기업들이 올해 들어 2000억 달러(약 279조원)의 부채를 발행했으며, 이는 전년보다 80%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 인프라 지출이 자본 수요 경쟁을 넓히고 있다는 설명이다.
채권금리 상승은 주식과 가상자산을 포함한 위험자산의 할인율에도 연결된다. 설리번은 JP모건 자료를 근거로 채권 수익률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의 이익수익률보다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설리번은 "앞으로 이런 환경이 전개되면 자산 배분 결정은 훨씬 더 복잡해진다"고 말했다. 채권이 주식과 경쟁하는 수익률을 제시할수록 투자자는 위험자산 보유의 보상과 변동성을 함께 따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번 해석은 재무부의 확대된 장기 국채 바이백이 9월 9일부터 시작된다는 앞선 보도 이후 이어진 시장 평가의 연장선에 있다.
가상자산 투자자에게 이 사안은 특정 코인 가격 전망보다 달러 유동성과 위험자산 할인율을 확인하는 재료에 가깝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은 금리 변화와 유동성 조건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지만, 이번 재무부 조치가 가상자산 가격에 미칠 영향은 별도 수급과 거시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