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화정책 긴축이 해외 주식 자금 흐름을 거쳐 QDII 노출도가 높은 미국 주가지수와 개별 종목 수익률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포트폴리오 조정이 미국 증시에도 영향을 주는 금융 전파 경로로 제시됐다.
창마(Chang Ma) 푸단대 국제금융대학원 부교수와 알렉산드로 레부치(Alessandro Rebucci) 존스홉킨스대 캐리 경영대학원 교수, 실리 저우(Sili Zhou)는 경제정책연구센터(CEPR)에 공개한 논문에서 중국 통화정책의 국제 금융 전파 경로를 분석했다. 연합인포맥스는 21일 이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연구진은 적격국내기관투자자(QDII) 프로그램에 참여한 뮤추얼펀드의 세부 주식 보유 자료를 활용했다. QDII는 중국 내 기관투자자가 해외 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QDII는 위안화 강세 압력을 완화하고 중국 기관투자자의 해외 투자 다각화를 위해 2006년께 고안됐다. QDII 운용자산은 2023년 1656억 달러(약 231조원)로 늘었고, 이 가운데 뮤추얼펀드에 배분된 금액은 906억 달러(약 126조원)였다.
연구진은 중국 통화정책 발표일 전후 주가 흐름을 비교해 중국발 통화정책 충격이 해외 주식시장에 어떻게 전달되는지 살폈다. 뮤추얼펀드의 절반은 홍콩과 미국 투자를 통해 현지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제시됐다.
분석 대상 통화정책 수단에는 지급준비율 조정, 예금·대출 금리 조정, 중기대출금리(MLF),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 발표 등이 포함됐다. 정책 변화의 방향과 강도는 1년 만기 금리 스와프 금리의 일별 변동으로 측정했다.
연구진은 “통화정책 긴축 발표일에 QDII 노출도가 높은 MSCI 국가 지수가 노출도가 낮은 지수에 비해 미국 달러 및 현지 통화 기준으로 유의미하게 낮은 수익률을 보이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중국 통화정책 충격이 환율 효과만이 아니라 주식 자체 수익률에도 반영됐다는 뜻이다.
미국 개별 주식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특히 QDII 펀드에 투자된 미국 주식은 정책 발표 이후 투자되지 않은 주식보다 수익률 하락 폭이 더 컸고 영향은 최소 5일 동안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영향은 작은 기업, 유동성이 낮은 기업, 해외 매출 비중이 낮은 미국 기업에서 더 뚜렷했다. 연구진은 중국 관련 매출이 큰 이른바 ‘중국 콘셉트주’나 중국 거시경제 충격에 직접 노출된 종목이 아니라, QDII 자금 흐름에 노출된 종목에서 효과가 확인됐다고 봤다.
핵심 경로는 개인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조정이었다. 연구진은 중국 통화정책 발표 뒤 QDII 투자자와 펀드매니저가 위험도가 높은 해외 주식에서 자금을 빼는 방식으로 투자 비중을 조정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또 “QDII 운용자산의 대부분을 보유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기관 투자자보다 중국 통화정책 충격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해외투자 채널에서는 기관보다 개인 투자자 반응이 전파 경로의 중심에 놓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는 미국 통화정책의 국제 전파 경로와 차이를 보인다. 미국 통화정책은 통상 글로벌 은행과 기관투자자를 통해 다른 시장으로 전달되는 반면, 중국의 경우 개인 투자자 기반 해외투자 채널이 상대적으로 부각됐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중국 통화정책이 내수 경기나 위안화 흐름 외에 해외 주식 자금 흐름을 통해서도 관찰될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미국 주식과 위험자산은 금리, 유동성, 글로벌 자금 배분 변화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본지는 앞서 중국 국채 수익률이 미국·일본·영국 장기금리와 다른 흐름을 보였다고 전했다. 중국 금리와 유동성 환경이 글로벌 채권시장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때도 위험자산 자금 흐름에는 간접 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이 연구는 중국 통화정책이 특정 미국 주식이나 가상자산 가격을 직접 결정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분석 대상은 국가 주가지수와 미국 개별 주식이며,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등 가상자산에 미칠 영향은 별도 자료로 확인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