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마트 테크놀로지스(Ormat Technologies·$ORA)가 구글(Google·$GOOGL) 데이터센터 운영을 지원하는 최대 150MW 규모 지열 전력구매계약을 추진한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커지면서 24시간 공급 가능한 재생 전원을 장기 조달 포트폴리오에 넣으려는 흐름이 지열 분야로도 넓어지는 모습이다.
오르마트는 2월 17일 네바다 전력회사 NV에너지(NV Energy)를 통해 구글의 네바다 데이터센터 운영을 지원하는 지열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계약은 네바다 공공사업위원회(PUCN) 승인을 받아야 하며, 발전 프로젝트는 2028년부터 2030년 사이 순차적으로 상업운전에 들어가는 구조다.
계약 규모는 최대 150MW다. 단일 태양광·풍력 프로젝트보다 출력 변동성이 작고 상시 전력 공급이 가능한 지열의 특성을 데이터센터 전원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승인 절차와 프로젝트 건설 일정이 남아 있어 실제 공급 시점은 규제 판단과 현장 진행 상황에 달려 있다.
오르마트의 데이터센터 전력 계약은 구글 건만이 아니다. 회사는 1월 12일 스위치(Switch)와 20년 전력구매계약을 맺고 네바다 솔트웰스 지열발전소에서 약 13MW 전력을 공급하기로 했다. 공급 개시는 2030년 1분기로 잡혔다.
스위치 계약은 오르마트가 데이터센터 운영사와 직접 맺은 첫 전력구매계약이다. 구글 계약과 합치면 회사의 지열 전력 사업은 전통적인 전력 판매를 넘어 AI·클라우드 인프라의 장기 전원 조달로 연결되고 있다.
기술 축은 차세대 지열로 불리는 EGS다. EGS는 지하의 뜨거운 암반에 인공적으로 유체 흐름을 만들어 열을 전기로 바꾸는 방식이다. 기존 지열 자원이 있는 지역에만 의존하지 않고 개발 가능 지역을 넓히려는 기술이지만, 비용과 시추 성과, 저장소 반응은 아직 검증 단계에 있다.
오르마트는 6월 8일 오르메가100(Ormega100)을 공개하며 EGS 파일럿 2건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송전망에 연결된 설비 기준 약 1835MW를 운영하고, 6개 주에 약 40만 에이커의 개발 가능 지열 리스를 보유한다고 설명했다. 오르메가100은 단일 장치로 100MW 출력을 겨냥한 바이너리 발전 유닛이다.
SLB는 6월 9일 네바다 데저트피크를 오르마트와 진행하는 EGS 파일럿의 우선 후보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SLB는 여러 지열 현장을 지질·지반역학 자료로 평가했고, 데저트피크가 기술 가능성과 기존 인프라 접근성 측면에서 후보지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이 작업은 양사가 2025년 10월 맺은 EGS 협약의 연장선이다.
오르마트는 1월 21일 세이지 지오시스템스(Sage Geosystems) 시리즈B 라운드에 2500만 달러(약 347억원)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세이지의 압력지열 기술은 기존 오르마트 발전소에서 시범 적용될 예정이다. 파일럿이 성공하면 오르마트는 해당 기술을 활용한 지열 발전소와 에너지저장 프로젝트를 개발·보유·운영할 권리를 갖는다.
이 흐름은 갑작스러운 사업 전환이라기보다 데이터센터 전력 계약과 지열 기술 투자가 단계적으로 쌓인 결과에 가깝다. 2025년 세이지와의 상업 협약, SLB와의 EGS 협력, 2026년 스위치 계약과 세이지 투자, 구글 관련 PPA, 오르메가100 공개가 이어졌다. 회사의 전략은 AI 수요를 지열 발전의 새 수요처로 연결하는 데 맞춰져 있다.
실적도 투자자 관심을 키웠다. 오르마트는 8월 5일 2분기 매출이 2억5880만 달러(약 3587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0.6% 늘었고, 조정 EBITDA는 1억4390만 달러(약 1994억원)로 6.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2026년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11억5000만~12억 달러(약 1조5939억~1조6632억원), 조정 EBITDA 가이던스를 6억3000만~6억5000만 달러(약 8732억~9009억원)로 올렸다.
다만 숫자를 모두 ‘AI 지열’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2분기 에너지저장 매출은 전년 대비 195.1% 늘었지만, 제품 부문 매출은 21.6% 줄었다. 회사는 일부 저장장치 프로젝트 손상과 중단 비용도 반영했다.
주가는 실적 발표 뒤 장후 거래에서 직전 종가 대비 9.08% 오른 수준으로 정리됐다. 이는 EGS 상용화만이 아니라 실적과 가이던스 상향에 대한 반응이 섞인 결과로 풀이된다. 애널리스트 의견도 목표주가 하향과 매수 의견 유지가 함께 나오며 엇갈렸다.
한국 독자에게 이 사안은 암호화폐보다 AI 인프라 전력 병목에 더 가깝다. 텍사스 전력망 대기 물량에서 데이터센터 비중이 커졌다는 본지 보도처럼, AI 설비 확장은 전력 조달 방식을 기업 전략의 전면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오르마트의 계약은 지열이 24시간 공급 가능한 재생 전원으로 데이터센터 조달 포트폴리오에 들어갈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사례다.
관건은 승인과 현장 검증이다. 구글 관련 150MW 계약은 네바다 공공사업위원회 승인 대상이고, 데저트피크 EGS 파일럿은 추가 조사와 시추 설계 절차를 거쳐야 한다. 스위치 전력 공급은 2030년 1분기 시작을 목표로 하고, 구글 관련 발전 프로젝트는 2028년부터 2030년 사이 순차 상업운전을 추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