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부채가 40조470억 달러(약 5경5505조원)를 넘어서며 장기 국채시장 불안이 달러와 금, 비트코인(BTC) 흐름까지 흔들고 있다. 부채 규모 자체보다 장기 금리 상승과 국채 수요 둔화가 맞물린 점이 시장의 부담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미 재무부 자료를 인용한 로이터 보도에서 19일 기준 총공공부채는 40조47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민간 보유 국채는 32조2660억 달러(약 4경4719조원), 정부내부부채는 7조7820억 달러(약 1경786조원)였다.
장기 국채시장에서는 매도 압력이 먼저 커졌다. 로이터는 18일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고, 일본 10년물 금리는 3% 바로 아래까지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2011년 이후 최고, 프랑스 금리는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에 닿았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기존 채권 가격은 떨어진다. 투자자들이 장기 국채를 보유하는 대가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면 정부의 차환 비용도 커진다. 재정적자 확대 국면에서는 새 국채 발행과 만기 차환이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리 상승의 배경에는 재정적자, 인플레이션 우려, 외국인 수요 둔화가 겹쳤다.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다시 넘어서며 물가 부담을 키웠고, AI 하이퍼스케일러의 회사채 발행 확대도 장기 자금 수요를 늘린 요인으로 거론됐다.
차루 차나나(Charu Chanana) 삭소뱅크 수석 투자전략가는 로이터에 "시장은 장기 정부부채를 보유하는 데 더 높은 기간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금리 레벨보다 장기 재정과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 재무부는 장기 명목채 유동성 지원 바이백 규모를 건당 20억 달러(약 2조7720억원)에서 최소 40억 달러(약 5조5440억원)로 늘리기로 했다. 이 조치는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10~20년물과 20~30년물 구간에 적용된다.
바이백은 재무부가 시장에서 기존 국채를 되사는 제도다. 이번 조치는 장기 국채시장의 거래 여건을 보완하는 성격이 강하다. 재정적자 자체를 줄이거나 국가부채 규모를 낮추는 정책은 아니다.
앞서 재무부는 8월 5일 분기 리펀딩 문서에서 이번 분기 1250억 달러(약 173조2500억원)의 국채를 발행해 963억 달러 규모 만기 국채를 차환하고 약 287억 달러(약 39조7782억원)의 신규 현금을 조달한다고 밝혔다. 단기 유동성 관리와 장기물 시장 안정 조치가 동시에 진행되는 셈이다.
국채시장 불안은 크립토 시장에도 이어졌다. AP는 재무부의 장기물 바이백 확대 발표 직후 달러가 약세를 보였고, 금과 BTC가 대안 자산 흐름 속에서 올랐다고 전했다. BTC는 금요일 7만7000달러를 넘었고, 금은 4661달러까지 올랐다.
코인글래스 집계로는 랠리 기간 BTC 약세 베팅 40억 달러(약 5조5440억원) 이상이 청산됐다. 약세 포지션 청산은 가격 상승기에 추가 매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BTC 강세를 부채 경계심 하나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AP는 달러 약세, 재무부 조치, 워싱턴의 크립토 규제 논의, 숏커버가 함께 작용했다고 정리했다. 이는 미국 부채 확대가 비트코인과 금의 대체자산 서사를 자극한다고 보도한 앞선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포춘은 22일 분석 기사에서 월가의 중심 이슈가 AI에서 부채로 이동했다고 해석했다. 다만 확인된 시장 방아쇠는 장기 국채금리 급등, 40조 달러를 넘긴 국가부채, 재무부의 장기물 바이백 확대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핵심은 미국 부채의 절대 규모보다 장기금리와 달러 유동성의 경로다. 본지는 앞서 재무부의 장기 명목 국채 바이백 확대가 9월 9일부터 적용된다고 전했다. 다음 확인 일정은 9월 9일 시작되는 장기 명목채 바이백 확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