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이크로(Super Micro Computer·$SMCI)가 엔비디아($NVDA) 칩 탑재 서버의 중국 우회 반출 의혹과 관련해 현 경영진이 관여하거나 알고 있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독립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회사가 직접 기소된 사건은 아니지만, AI 서버 공급망과 미국 수출통제 리스크가 함께 드러난 사안이다.
슈퍼마이크로는 20일(현지시간) 이사회 독립이사들이 주도한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조사는 스콧 앤젤(Scott Angel) 슈퍼마이크로 선임 독립이사와 탈리 류(Tally Liu) 감사위원장이 감독했고, 멍거 톨스 앤 올슨(Munger, Tolles & Olson)이 외부 법률 자문을 맡았다. 알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는 포렌식 회계 자문으로 참여했다.
조사팀은 2026년 3월 미국 뉴욕 남부연방검찰이 공개한 기소장에 나온 거래와 제한 제품을 산 다른 고객 거래를 검토했다. 슈퍼마이크로는 조사 결과 현재 고위 경영진이 제품 전용 계획이나 실제 제한 제품 전용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없고, 회사가 수출통제 대상 제품을 제한 대상자나 제한 지역에 직접 팔았다는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이미 공시한 재무제표를 신뢰할 수 없게 만드는 근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사건은 미국의 대중국 첨단 반도체 수출통제에서 비롯됐다. 뉴욕 남부연방검찰은 3월 19일 이샨 ‘월리’ 랴오(Yih-Shyan “Wally” Liaw) 전 슈퍼마이크로 사업개발 담당 수석부사장, 루이창 ‘스티븐’ 창(Ruei-Tsang “Steven” Chang) 대만 영업매니저, 팅웨이 ‘윌리’ 쑨(Ting-Wei “Willy” Sun) 계약업체 관계자를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특정 GPU가 들어간 고성능 서버를 상무부 허가 없이 중국으로 보내려 공모했다고 봤다.
기소장에는 동남아시아 회사를 중간 구매자로 세워 최종 사용자를 가리고, 서버가 미국에서 조립된 뒤 대만 시설과 동남아시아를 거쳐 중국으로 향했다는 구조가 담겼다. 검찰은 관련 서버 규모를 수십억 달러로 설명했다. 슈퍼마이크로는 당시 회사가 피고로 지목되지 않았고 위법 행위로 기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출통제는 국가안보상 민감한 기술이나 장비의 해외 이전을 제한하는 제도다. AI 서버와 고성능 GPU는 대규모 연산에 쓰이는 핵심 장비로, 미국의 대중국 첨단 기술 규제에서 주요 관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번 사안이 단순한 기업 내부 통제 문제가 아니라 미·중 기술 갈등과 맞물려 해석되는 이유다.
이번 조사는 회사의 법적 책임을 끝내는 절차는 아니다. 슈퍼마이크로는 관련 직원에 대해 해고를 포함한 인사 조치를 했고, 수출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강화 권고를 이사회가 모두 채택했다고 밝혔다. 일부 조치는 법무총괄과 최고준법감시책임자 감독 아래 이미 시행됐고, 남은 조치는 독립이사들이 이행을 점검한다.
본지는 앞서 25억 달러 규모로 지목된 AI 서버 우회수출 의혹에 대한 내부 조사 종료를 보도했다. 당시 회사는 현 경영진 관여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공동창업자가 연루된 형사재판과 외부 수사 부담은 별개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참여자들이 이 사안을 보는 이유는 반도체 수출통제와 AI 서버 매출이 한 기업 안에서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슈퍼마이크로는 8월 11일 2026회계연도 매출이 390억6000만 달러(약 54조900억원)로 전년 219억7000만 달러(약 30조4200억원)보다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날 회사는 600억 달러(약 83조1000억원)를 넘는 신규 주문을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무 지표에는 부담도 함께 나타났다. 2026년 6월 30일 기준 현금성 자산은 75억 달러(약 10조3900억원), 은행부채와 전환사채는 87억 달러(약 12조500억원)였다. 재고는 128억9594만9000달러(약 17조8600억원)로 집계됐다.
AI 서버 산업은 주문 규모가 커질수록 부품 조달, 조립, 물류, 최종 고객 확인 절차가 함께 복잡해진다. 고성능 GPU가 들어간 서버는 일반 IT 장비보다 수출 대상과 최종 사용처 확인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내부 판매 통제와 외부 유통망 관리가 실적 못지않은 평가 요소로 떠올랐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 사안은 미국 AI 인프라 공급망과 반도체 규제 흐름을 함께 보는 사례다. 엔비디아 GPU, 서버 제조사, 데이터센터 장비 수요가 한 흐름으로 묶이는 만큼, 특정 기업의 컴플라이언스 이슈가 관련 업종 전반의 리스크 점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조사 결과는 경영진 인지 여부에 선을 그었지만, 수사기관 판단이나 법원 판단을 대체하지는 않는다. 회사가 채택한 수출 컴플라이언스 강화 조치와 외부 절차의 진행 상황이 앞으로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