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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로 줄어든 에티오피아 채굴 전력…수력 부족

강이안 기자
건기가 이어지는 에티오피아 수력발전 저수지 / TokenPost.ai

에티오피아가 수력발전 저수지의 물 유입량 감소로 비트코인(BTC) 채굴업체에 공급하던 전력을 계약량의 23%로 줄였다. 저렴한 수력발전을 기반으로 성장한 현지 채굴 산업이 수자원과 전력 수급의 영향을 직접 받게 됐다.

블룸버그는 15일 에티오피아 국영 전력회사 Ethiopian Electric Power(EEP)가 건기와 엘니뇨의 영향으로 저수지 유입량이 약 20% 감소하자 채굴업체보다 가정과 제조업에 전력을 우선 배분했다고 보도했다.

아셰비르 발차(Ashebir Balcha) EEP 최고경영자는 실적 발표에서 "건기가 다가오는 것을 확인한 뒤 공급량을 75%로 줄였다"며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50%로 낮췄고, 현재는 23%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전력 제한이 한 차례의 조정이 아니라 수자원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강화됐다는 의미다.

EEP는 당초 채굴업체와 체결한 전력구매계약에 따라 계약 전력의 최소 98%를 공급하기로 했다. 실제 공급량은 약속된 최소 수준을 크게 밑돌게 됐다.

전력 공급 우선순위도 바뀌었다. EEP는 전력 사용량이 큰 채굴업체보다 가정과 제조업에 전력을 먼저 배분하고 있다.

에티오피아의 채굴 산업 규모도 작지 않다. 에티오피아는 39개 비트코인 채굴업체와 전력구매계약을 맺었고, 이 가운데 31개 업체가 가동 중이다.

채굴업체들은 지난 회계연도 EEP 매출의 약 35%를 차지했다. 국가 전체 전력 생산량의 거의 3분의 1을 사용한 것으로 집계돼, 전력 공급 축소가 산업 운영에 미치는 영향도 클 수밖에 없다.

전력구매계약(PPA)은 전력 공급자와 수요자가 공급량과 조건을 정하는 계약이다. 계약상 공급 의무가 있더라도 가뭄이나 저수지 유입량 감소처럼 전력 생산 기반이 약해지면 실제 공급량이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사례는 저렴한 전력 단가만으로 채굴 입지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채굴업체에는 전력 가격과 함께 계약 전력의 실제 이행 여부, 전력망 안정성, 수자원 조건이 운영 변수로 작용한다.

에티오피아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력발전을 바탕으로 중국계 채굴업체를 유치해왔다. 그러나 강수와 저수지 수위가 악화되면 채굴업체가 계약한 전력을 온전히 사용하기 어려운 구조가 드러났다.

전력 공급 축소는 채굴업체의 비용 구조에도 영향을 준다. 채굴 장비는 가동하지 않는 동안에도 투자 자산으로 남기 때문에, 공급 중단이 길어질수록 전력 단가 외에 가동률과 설비 활용 문제가 함께 커진다.

비트코인 채굴 산업은 대규모 전력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사업이다. 국가 전력망에서 가정과 제조업의 우선순위가 높아지면 채굴업체는 전력 계약이 있어도 공급 조정의 영향을 먼저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에서도 논의된 바 있다. 상장 채굴사의 해시레이트 감소와 전력·AI 데이터센터 간 자원 재배분 문제는 채굴업체가 전력과 데이터센터 자원을 다른 컴퓨팅 수요와 놓고 경쟁하는 상황을 보여준다.

다만 에티오피아의 전력 제한이 비트코인 가격이나 국내 관련 종목에 미칠 영향은 이번 자료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현재 확인된 직접 영향은 현지 채굴업체가 계약 전력의 23%만 공급받고 있다는 점이다.

EEP는 10월 전력 공급 상황을 다시 평가할 예정이다. 저수지 유입량이 회복되지 않으면 채굴업체에 대한 추가 제한이나 인접 국가로의 전력 수출 제한이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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