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를 돌파하며 26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엔화 가치는 큰 변동 없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조정을 대체로 예상된 수순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19일 일본 채권시장에서는 10년물 국채 금리가 한때 연 2.020%까지 상승했다. 이는 1999년 8월 이후 26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10년물 금리가 2%대를 돌파한 것은 2006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금리 상승의 직접적인 배경에는 일본은행(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있다. 일본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종전의 ‘0.5% 정도’에서 ‘0.75% 정도’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약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조정했다.
닛케이신문 등 현지 언론은 기준금리 인상 외에도 일본 정부의 재정 운용 기조를 국채 금리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분석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책임 있는 적극 재정’ 기조가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며 국채 수요를 위축시킨 것으로 보인다. 국채는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으로, 투자자들은 정부의 채무 상환 능력을 근거로 투자 유인을 판단한다. 재정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금리는 오르게 된다. 여기에 최근 미국의 장기금리가 상승한 것도 일본 국채 금리에 압박을 준 요인으로 언급됐다.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은 다소 잠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일 오전 엔/달러 환율은 155엔대에서 출발했으며, 금리 인상 발표 이후 한때 156.37엔까지 상승했지만 큰 폭의 변동은 없었다. 이는 시장에서 일본은행의 금리 조정을 이미 일정 부분 예견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예상된 수준의 인상은 통상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적이다.
반면 주식시장은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전날보다 1.03% 상승한 49,507.21에 마감하며 최근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지수는 장중 한때 49,766.96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는 일본 시장이 경기 하방 위험보다 정상화 조치에 더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정부의 재정정책 방향에 따라 보다 뚜렷한 궤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일본의 만성적인 저금리 기조에서 이탈하는 조짐이 본격화될 경우, 채권과 환율 시장 모두 중장기적으로 큰 변화를 맞을 수 있어 각국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