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5일 미국의 환율 안정 메시지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수에 힘입어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8.0원 내린 1,424.5원에 거래됐다. 환율은 1,430.5원으로 출발한 뒤 오전 9시께 1,431.7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방향을 바꿔 1,430원 아래로 내려섰다. 장중 한때인 오후 12시 10분께에는 1,420.8원까지 떨어지며 저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는 미국 정부 발언이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4일 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 안정을 해치지 않는 방향의 지원 의지를 언급했고, 특히 엔화 약세가 다른 아시아 통화로 번질 수 있다는 점과 한국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을 거론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한·미·일 공조나 당국 개입 가능성을 열어둔 신호로 받아들였고, 그만큼 원화 약세에 대한 경계심도 커졌다.
대외 투자심리도 환율 하락에 힘을 보탰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관련한 합의에 접근할 수 있다는 기대가 퍼지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났고,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다소 약세를 나타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99.858로 0.017 내렸다. 여기에 간밤 미국 반도체주 강세가 국내 증시 투자심리를 자극하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1조4천46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해 2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살 때는 원화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통상 원화 강세, 즉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환율이 1,430원선을 밑돌 때마다 수입업체의 달러 결제 수요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은 일부 제한됐다. 같은 시각 엔/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01% 오른 157.711을 나타냈고,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03.21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5.05원 내렸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미국의 환율 관련 발언, 외국인 자금 흐름, 중동 정세 변화가 함께 맞물리며 원/달러 환율의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