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중동발 물가 불안 우려 속에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서면서, 이미 식어 있는 미국 주택시장에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
미국 국책 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이 6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를 보면, 미국의 30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6.69%로 한 주 전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7월 31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에서 30년 고정금리는 가장 널리 쓰이는 주택대출 상품이어서, 이 지표의 움직임은 실수요자의 주택 구매 비용 변화로 곧바로 이어진다.
이번 금리 상승의 배경에는 호르무즈해협 봉쇄 장기화 가능성이 키운 인플레이션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은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여서 이 지역 긴장이 높아지면 국제 유가가 불안해지고, 이는 물가 전반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으로 연결된다. 시장에서는 이런 부담을 반영해 장기 금리를 높게 반영하고 있고, 그 결과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미국 장기 국채 금리도 함께 오르고 있다. 실제로 3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달 31일 5.28%까지 올라 2007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미·이란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 2월 말 한때 6% 아래로 내려갔지만, 전쟁 개시 이후에는 다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대출 금리가 오르면 같은 집을 사더라도 매달 갚아야 하는 원리금이 늘어나기 때문에 주택 구매 여력이 줄어든다. 특히 팬데믹 이후 미국 집값이 가파르게 뛴 상황에서 금리까지 높은 수준에 머물면서, 주택 거래는 이미 오랜 기간 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다. 이런 환경에서는 매수자는 부담을 느끼고, 기존 저금리 대출을 안고 있는 집주인은 매도를 미루는 경향이 강해져 시장 거래가 더 얼어붙기 쉽다.
정치권에도 부담은 적지 않다. 주거비는 미국 유권자가 체감하는 대표 생활비 항목이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은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는 민감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물가와 금리, 에너지 가격이 함께 움직이는 구도가 이어질 경우 주택시장 회복은 더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중동 정세와 국제 유가, 미국 장기 국채 금리의 방향에 따라 미국 가계의 주거비 부담과 부동산 경기 전반에 계속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