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 동안 외부감사 대상 건설기업들의 수익성·재무건전성·성장성·영업 효율이 전반적으로 나빠지면서, 건설업 전반의 체력이 뚜렷하게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9일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재무제표 확보가 가능한 건설 외감기업 2천337개사 가운데 분석 기간 중 자본잠식이 발생한 33개사를 제외한 2천4개사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대상 기업은 종합건설업체 1천99곳과 전문건설업체 905곳이다. 이번 분석은 건설사들이 최근 몇 년간 겪은 공사비 급등, 사업 지연, 자금조달 경색이 재무구조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수익성 악화다. 영업이익률은 2021년 4.5%에서 2025년 3.4%로 낮아졌고, 순이익률도 4.2%에서 2.3%로 떨어졌다. 총자산이익률(ROA·기업이 보유한 자산으로 얼마만큼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지표)은 5.2%에서 3.6%로, 자기자본이익률(ROE·주주가 투입한 자본 대비 수익성을 뜻하는 지표)은 10.1%에서 5.6%로 하락했다. 연구원은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 부담이 커진 데다, 공사 지연·취소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성에 기반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 위험 확대가 겹치면서 영업이익은 줄고 금융비용은 늘어난 결과로 해석했다.
재무 안정성도 함께 흔들렸다. 부채비율은 2021년 129.2%에서 2024년 161.8%까지 높아졌고 2025년 155.3%로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부담이 큰 수준이다. 유동비율은 2021년 282.6%에서 2024년 232.3%까지 계속 하락한 뒤 2025년 238.3%로 소폭 반등하는 데 그쳤다. 이는 단기간에 갚아야 할 빚에 비해 손에 쥔 유동자산 여유가 예전보다 줄었다는 뜻이다. 이자보상배율도 2021년 8천733.0%, 2022년 1만305.6%에서 이후 계속 낮아져 2025년 4천166.1%로 축소됐다. 이 지표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데, 수치가 낮아질수록 이자 부담을 버티는 힘이 약해졌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한계기업 비중은 2021년 4.5%(62곳)에서 2025년 11.3%(173곳)로 뛰어 취약 기업 증가세가 뚜렷했다.
성장성과 활동성도 둔화 흐름이 분명했다. 매출액 증가율은 2021년 14.2%에서 2022년 17.9%로 높아진 뒤 빠르게 꺾여 2025년에는 -4.5%로 역성장으로 돌아섰다. 총자산증가율 역시 2021년 14.8%에서 2025년 5.8%까지 둔화했다.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매출로 연결하는지를 보여주는 총자산회전율은 2021년 149.1%, 2022년 149.4%에서 3년 연속 하락해 2025년 114.7%로 떨어졌다. 공사대금을 회수하는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공사채권회전율도 2021∼2022년 900%대에서 2023∼2025년 800%대로 낮아졌다. 이는 단순히 일감이 줄었다는 수준을 넘어, 공사를 해도 자금이 제때 돌지 않는 비효율이 커졌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 외감기업의 부진이 경기 둔화만으로 설명되기 어렵고, 공사비 상승과 PF 리스크, 금융비용 부담, 대금 회수 지연이 한꺼번에 겹친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관리와 이자 부담 완화가 급하고, 중장기적으로는 PF 구조 개선과 원가·대금 정산 체계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건설 경기 회복이 지연되거나 자금시장 경색이 다시 심해질 경우 더 많은 취약 기업을 낳을 가능성이 있어, 향후 건설업 전반의 재무 안전판을 어떻게 보강하느냐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