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미국의 항구 봉쇄 해제와 제재 완화를 조건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7일 안에 완전히 개방하고 핵 협상을 재개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를 거부했다.
압바스 아라그치(Abbas Araghchi) 이란 외무장관은 9월 25일 뉴욕에서 “선택은 이제 미국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란은 해상 봉쇄 해제와 동결 자산 반환, 이란산 원유 제재 완화를 요구했고 레바논을 포함한 전선의 휴전과 핵 협상 재개도 조건에 포함했다.
알자지라는 이란의 제안이 지난 6월 합의안과 대체로 비슷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개방 시점을 7일로 앞당긴 점이 다르다고 전했다. 제안은 미국의 조치를 먼저 이행한 뒤 이란이 해협을 개방하는 순서로 제시됐다.
미국과 이란은 카타르의 중재로 뉴욕에서 간접 협상을 진행했다. 미국 측에서는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가 참여했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대화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협상이 이뤄졌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양국 사이에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뿐 아니라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포함한 포괄적 합의를 요구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9월 26일 “그들이 제안한 합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고 CBS뉴스가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란이 제시한 해협 개방과 핵 협상 재개 순서를 미국이 수용하지 않으면서 양국 협상은 돌파구를 찾지 못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27일 오전 0시 4분쯤 한국시간 기준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Trump Strait’로 표기한 지도를 SNS에 게시했다. 해당 게시물은 국제적 지명 변경이나 해협 개방을 공식 선언한 문서는 아니며, 백악관의 구체적인 설명도 나오지 않았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가 이동하는 핵심 해상 통로다. 해협의 통항이 제한되면 원유 공급과 선박 운송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국제유가와 운송 비용, 위험자산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제안은 이란 경제에 대한 압박과 미국 내 연료 가격 부담이 함께 커진 상황에서 나왔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이란 측이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 합의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서 실제로 양보할지는 제안에 포함된 확정 사항이 아니다. 미국의 제재 완화 범위와 항구 봉쇄 해제 방식, 레바논을 포함한 전선의 휴전 이행 여부도 협상 과정에서 남은 쟁점이다.
협상 보도가 나온 9월 25일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코인데스크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장중 3% 내린 배럴당 91.74달러(약 12만4490원), 브렌트유가 약 105달러(약 14만2500원)로 1% 하락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BTC)은 같은 시점 8만4000달러를 회복했다. 그러나 시장 움직임은 실제 합의나 해협 재개방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 협상 가능성에 대한 단기 반응으로 제시됐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재개방 조건은 앞서도 여러 차례 협상 의제로 거론됐다. 이란이 군사적 압박 완화와 항구 봉쇄 해제를 전제로 7일 안에 해협을 다시 열 수 있다고 밝힌 내용도 본지에서 보도한 바 있다.
해협 통항 차질은 국내에도 원유 가격과 해상 운송 비용을 통해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이번 자료에서는 중국 내수 산업이나 반도체 업계, 가상자산 산업을 직접 연결하는 별도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확인된 내용은 이란의 조건부 제안과 미국의 수용 거부다. 호르무즈 해협의 전면 재개방 일정과 핵 협상 재개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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