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9월 14일 장중 5.012%까지 오르면서 증시 조정 가능성을 둘러싼 월가의 전망이 엇갈렸다. 금리 상승이 주식 가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경고와 2023년 유사한 금리 수준에서도 주가가 고점을 경신했다는 반론이 맞섰다.
10년물 금리는 장중 5%를 넘었다.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2023년 10월 이후 5%를 다시 넘어선 두 번째 사례다.
다만 장중 고점과 공식 수익률은 산출 기준이 다르다. 미 재무부가 공시하는 수익률은 뉴욕연방준비은행이 오후 3시 30분 전후 수집한 호가를 바탕으로 산출하며, 실제 거래 가격이 아닌 지표성 호가를 활용한다.
장기 금리 상승 배경으로는 중동 정세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 재정적자와 국채 공급 부담이 거론된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면 물가 압력이 커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질 수 있다.
장기 국채를 보유하려는 투자자가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할 가능성도 커진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기존 채권 가격은 낮아지고, 기업과 가계의 차입 비용에는 상승 압력이 생긴다.
블룸버그(Bloomberg)는 유가와 인플레이션, 재정적자, 인공지능 관련 부채를 장기 금리 상승 요인으로 제시했다. 금리가 오르면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할인율도 높아진다.
성장주는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아 할인율 변화에 상대적으로 민감할 수 있다. 5년 뒤 이익을 현재 가치로 계산할 때 적용 금리가 3%에서 5%로 오르면 평가액이 줄어드는 구조다.
증시 조정을 우려하는 시각도 나왔다. 블룸버그 설문에 참여한 122명 가운데 약 30%는 10년물 금리가 5~5.25%에 도달하면 주식시장이 고점 대비 10%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22%는 5.25~5.5% 구간을 조정 촉발 수준으로 봤다. 해당 응답은 특정 금리 구간에서 주식시장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인식을 보여준다.
반론도 제기됐다. 조너선 레빈(Jonathan Levin)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니스트는 2023년 말 10년물 금리가 잠시 5%를 넘었지만 이후 S&P500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기업이익과 가계자산도 늘었다는 점을 근거로 급격한 시장 붕괴 전망에 선을 그었다.
존 오서스(John Authers)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니스트는 긴축적 금융 여건이 이어지면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시장이 비관론자들의 예상보다 강한 회복력을 보여왔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두 의견은 금리 수준만으로 주가 흐름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만난다. 금리 상승이 위험자산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기업이익과 경제 회복력이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지는 별도로 봐야 한다는 의미다.
국채 금리 상승은 가상자산 시장에도 거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국채의 ‘무위험 수익률’이 높아지면 위험자산 선호가 약해질 가능성이 있지만, 이번 자료만으로 비트코인(BTC)이나 주요 알트코인의 가격 방향을 판단할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장기채 ETF 가격 하락과 국채 공급 부담을 다룬 본지 보도처럼 장기 금리와 위험자산의 관계는 채권시장·주식시장·가상자산 시장의 자금 흐름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이번 장중 돌파가 일시적 움직임에 그칠지, 5%대에서 이어질지는 이후 거래일 금리와 증시 흐름으로 판단할 사안이다.

이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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