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민간 경기 확장세가 9월 둔화한 가운데 기업 비용과 물가 상승 압력은 커졌다. 9월 플래시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7로 집계됐다.
S&P Global은 23일 발표한 자료에서 9월 종합 PMI가 8월 52.5와 시장 예상치 52.0을 모두 밑돌았다고 밝혔다. 3개월 만의 최저치지만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선 50은 웃돌았다.
서비스업 PMI는 51.7로 8월 52.5에서 하락했다. 서비스업 부진이 제조업 개선을 상쇄하면서 민간 부문의 확장 속도는 느려졌다.
제조업 PMI는 52.0으로 전월 51.7보다 상승했다. 다만 제조업 생산지수는 51.4로 6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해 신규 주문 개선이 실제 생산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기업 비용 상승도 두드러졌다. S&P Global 조사에서 민간 부문의 투입 가격 상승률은 3개월 만의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고, 서비스 기업의 판매 가격 인상 속도는 4개월 만에 가장 빨랐다.
기업들은 에너지·연료·원자재 비용 상승을 주요 부담으로 지목했다. 비용 압력이 생산과 고용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조사에서 나타났다.
영국 통계청(ONS)은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7월 상승률 2.9%보다 0.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소비자물가지수와 임대료 등을 반영하는 CPIH 상승률도 3.3%로 전월 3.1%에서 올랐다. 운송 부문과 자동차 연료 가격이 8월 물가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크리스 윌리엄슨(Chris Williamson) S&P Global Market Intelligence 수석 비즈니스 이코노미스트는 “더딘 경제 성장과 강화되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동시에 나타나는 우려스러운 조합”이라고 말했다. 그는 높은 비용과 낮은 기업 심리가 채용을 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윌리엄슨의 발언은 경기 확장 자체는 이어지고 있지만 기업 활동의 질이 약해지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제조업 PMI가 올랐어도 생산지수가 낮아진 점은 주문과 실제 생산 사이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S&P Global은 PMI를 바탕으로 추정한 영국 경제의 현재 분기 성장률을 0.1%로 제시했다. 이는 2026년 2분기 성장률 0.4%보다 낮은 수준이며, 확정 국내총생산(GDP)이 아닌 PMI 기반 추정치다.
PMI는 기업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생산·신규 주문·고용 등의 변화를 조사하는 경기 선행 지표다. 50을 웃돌면 조사 대상 민간 부문의 활동이 확장되고 있다는 뜻이며, 수치가 낮아질수록 확장 속도가 둔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영국 기업들은 정부의 가을 예산안과 에너지 비용,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투자와 고용을 제약할 수 있는 요인으로 언급했다. 비용 상승과 수요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기업의 의사결정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앞서 유로존 제조업 PMI가 52.0을 기록하며 생산 회복을 보였지만 수출 주문은 감소했다는 보도처럼, PMI가 기준선을 웃도는 것만으로 경기 전반의 회복 강도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영국에서도 제조업 지수와 생산지수가 엇갈렸다.
이번 영국 PMI 발표가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미친 직접적인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자료는 영국의 경기 흐름과 비용 압력을 보여주는 거시경제 지표로, 확정 GDP와 공식 물가 지표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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