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중앙은행이 364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 월 발행액을 1400억 대만달러에서 1200억 대만달러로 줄였다. 은행권의 자금 수요가 커진 상황에서 유동성 조절 강도를 낮춘 조치다.
대만 중앙은행은 2026년 7월부터 발행 규모를 축소했다. 2년물 CD 월 발행액은 250억 대만달러로 유지했다. 중앙은행은 은행권 유동성 여건과 은행의 자산 배분 수요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CD는 중앙은행이 은행권의 유동성을 조절할 때 사용하는 공개시장조작 수단이다. 중앙은행이 CD를 발행하면 금융기관의 자금이 중앙은행으로 이동하고, 발행액을 줄이면 은행권에 남는 자금이 상대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번 조정은 인공지능(AI)과 전자산업을 중심으로 기업의 자금 수요가 증가한 상황과 맞물렸다. 대만 중앙은행은 2026년 9월 통화정책 자료에서 AI 관련 산업의 투자와 운전자금 수요가 늘었다고 밝혔다.
올해 첫 7개월 동안 전체 은행의 대출·투자 증가율은 연율 기준 8.23%였다. 같은 기간 M2 평균 증가율은 6.60%를 기록했다.
대만 중앙은행은 6~8월 은행권 초과지준이 평균 520억 대만달러를 웃돌아 유동성이 여전히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단기·장기 시장금리는 국내 자금 수요 증가와 외국자금 순유출의 영향으로 최근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에서는 AI 설비투자와 주식시장 자금 수요가 이어지면서 자금 공급이 빠듯해질 수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현지 은행권 관계자들은 자금 부족 현상이 올해 말이나 2027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거론했다.
반면 일부 금융업계에서는 가장 심한 자금 부족 시기는 지났다는 평가도 제시됐다. 자금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은행권 유동성 자체는 충분하다는 중앙은행의 판단과 맞닿아 있다.
대만 중앙은행은 9월 17일 회의에서 할인율을 2%, 담보대출 재할인율을 2.375%, 단기융통금리를 4.25%로 각각 동결했다. CD 발행 축소가 금리 인하를 동반한 통화 완화 조치는 아니라는 의미다.
정책금리는 중앙은행이 금융시장 전반의 자금 조달 비용에 영향을 주는 핵심 수단이다. CD 발행 규모 조정은 정책금리를 직접 바꾸지 않고 은행권의 준비금과 단기 자금 흐름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대만의 AI·전자산업 자금 수요 증가는 반도체 투자와 기업 금융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이번 자료에는 국내 반도체 기업이나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이 제시되지 않았다.
가상자산 시장과의 직접적인 연계성도 확인되지 않았다. 대만 중앙은행의 CD 발행 축소가 비트코인(BTC) 등 주요 가상자산 가격에 직접 영향을 줬다고 볼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대만 중앙은행은 4분기 CD 발행 계획을 9월 24일 공개할 예정이다. 이후 364일물과 2년물 CD 발행 규모가 어떻게 조정될지가 추가 확인 대상이다.
이번 조치는 정책금리를 유지하면서 은행권 자금 사정에 맞춰 공개시장조작 규모를 조정한 사례로 정리된다.

서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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