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17%를 웃돌며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금리 수준 자체보다 짧은 기간에 상승한 속도가 금융시장 취약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CNBC는 24일 미국 10년물 금리가 전날 2025년 4월 이후 가장 큰 하루 상승 폭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재무부 일일 국채 수익률 자료에서도 10년물 금리는 9월 들어 5%를 넘어선 뒤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미 10년물 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19년 만의 고점권으로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시장에서는 채권 가격 하락과 차입 비용 상승에 대한 경계가 커졌다.
존 로크(John Roque) 22V Research 기술적 분석 책임자는 1970년 이후 10년물 금리가 빠르게 상승한 16개 사례를 분석했다. 그는 “무언가가 항상 무너진다”고 말했다. 과거 급격한 금리 상승 뒤 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뒤따랐다는 취지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주택담보대출과 기업대출 금리, 금융기관의 자금조달 비용, 파생상품 거래의 할인율 등에 폭넓게 반영된다. 금리가 단기간에 오르면 낮은 차입 비용을 전제로 설계된 투자와 기업의 자금계획이 흔들릴 수 있다.
금리는 국채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구조를 가진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기존에 발행된 채권의 가격은 떨어지며, 장기채를 많이 보유한 금융기관은 평가손실 부담을 안게 된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는 금리 위험이 금융기관의 자산과 유동성 문제로 이어진 사례로 꼽힌다. 연방준비제도는 장기 증권 가격 하락과 금리 위험 관리 실패, 무보험 예금 의존도가 SVB의 취약성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국제결제은행(BIS)도 저금리 기간 기업과 금융기관이 장기 부채를 늘렸다고 분석했다. 이후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만기가 돌아온 부채를 다시 조달하는 차환 부담과 금융기관의 자금조달 비용이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지역은행이 취약 지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CNBC는 SPDR S&P Regional Banking ETF(KRE)가 최근 고점보다 약 10% 낮아졌다고 전했으며, MarketBeat는 24일 KRE 종가를 70.38달러(약 9만6000원)로 제시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관련 차입도 금리 상승에 민감한 부문으로 거론됐다. 대규모 설비투자를 위해 조달한 자금의 비용이 높아지면 기업의 자금계획과 투자 속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대 해석도 있다. JP모건자산운용은 8월 보고서에서 주식시장이 완만한 금리 상승은 흡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성장과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면 높은 금리가 곧바로 금융위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금리 움직임이 빠를수록 충격은 커질 수 있다고 봤다.
금리 상승이 금융시장 전체의 위기로 번질지는 지역은행 주가와 예금 흐름, 채권 변동성, 기업의 차환 부담, AI 관련 부채 구조에 달려 있다. 현재까지 특정 금융기관이나 시장 부문에서 새로운 금융위기가 발생했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글로벌 장기금리의 기준으로 활용된다. 앞서 미국 10년물 금리가 5.2% 안팎을 넘으면 경기 하강과 신용 리스크가 함께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해당 수준은 시장의 분석 기준일 뿐 공식적인 위기 기준선은 아니다.
국내 시장에서도 미국 장기금리는 기업과 정부의 달러 조달 비용, 위험자산 할인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거론된다. 다만 이번 금리 상승과 국내 금융기관의 구체적인 손실 또는 자금 유출을 연결할 수 있는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가상자산 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도 확인되지 않았다. 금리와 채권 변동성이 위험자산 전반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추가적인 시장 흐름과 자금 이동을 통해 확인될 사안이다.

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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